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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대신 움직인 스페이스X 2인자, '트럼프 계좌'에 주식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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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대신 움직인 스페이스X 2인자, '트럼프 계좌'에 주식 기부

귄 숏웰, 트럼프 계좌에 200만주 제공…저소득 지역 11~17세 아동 대상
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사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사장.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침묵하는 사이 이 회사의 2인자로 꼽히는 그윈 쇼트웰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트럼프 계좌’에 스페이스X 주식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머스크의 기부를 기대한다고 말한 지 며칠 만에 나온 발표다.

7일(이하 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쇼트웰 사장은 전날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남편과 함께 200만명이 넘는 미국 어린이의 트럼프 계좌에 스페이스X 주식 1주씩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 주가는 최근 주당 160달러(약 24만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이를 기준으로 200만주 기부 규모는 약 3억2000만달러(약 4850억원)에 이른다.

◇ 저소득 지역 11~17세 아동 대상


쇼트웰 사장은 이번 기부가 “평균 가구소득이 낮은 지역에 사는 11~17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과 남편의 텍사스 중부 자택 주변 지역 어린이들에게 조금 더 비중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들이 그동안 일하면서 행운을 누렸다며 이번 선물이 다음 세대가 인류가 별들 사이에서 살고 날 수 있도록 하는 여정을 이어가는 데 격려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쇼트웰 사장은 스페이스X에서 장기간 최고운영책임자로 근무해온 임원으로 머스크의 최측근이자 회사 운영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인물로 평가된다. 로켓 발사,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정부·군사 계약 등 스페이스X의 핵심 사업 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이번 발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부 주체가 머스크가 아니라 쇼트웰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CNBC와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트럼프 계좌에 스페이스X 주식을 기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아직 공개적으로 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 트럼프, 머스크 기부 기대 공개 언급


트럼프 대통령은 CNBC 인터뷰에서 머스크와의 관계가 여전히 좋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과거 갈등에 대해서는 전기차 보조금과 의무화 정책을 없앤 자신의 결정에서 비롯된 작은 다툼이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앞서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을 지원했고 이후 정부 지출 감축 구상을 주도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관련해 양측 관계가 흔들렸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번 쇼트웰 사장의 기부는 이같은 상황에서 이뤄졌다. 트럼프가 머스크의 스페이스X 주식 기부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뒤 머스크 본인이 아니라 회사 2인자가 먼저 대규모 기부를 약속한 셈이다.

정치적 해석도 가능하다. 스페이스X는 미국 정부와 우주·국방·통신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 아동 자산 형성 정책에 스페이스X 고위 경영진이 참여하면서 회사와 행정부의 연결 고리가 다시 부각됐다.

◇ 트럼프 계좌, 아동 자산 형성 정책


트럼프 계좌는 지난해 공화당의 세금·지출 법안으로 만들어진 아동 대상 저축·투자 계좌다. 미국 국세청(IRS)에 따르면 이 계좌는 만 18세가 되기 전까지 유효한 사회보장번호를 가진 어린이를 위해 개설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개인 은퇴계좌다.

특히 지난해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 사이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 어린이는 연방정부로부터 1000달러(약 152만원)의 일회성 초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계좌는 자녀가 18세가 되면 은퇴계좌 성격으로 전환된다.

트럼프 계좌는 정부의 초기 지원금에 민간 기부와 기업 매칭이 더해지는 구조로 확대되고 있다. 가족과 친척뿐 아니라 기업, 고용주, 자선단체도 일정 한도 안에서 기여할 수 있다.

쇼트웰 사장의 기부는 이 제도가 단순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넘어 기업과 억만장자, 고위 경영진이 참여하는 재계 기부 플랫폼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델·마이크론도 참여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이밖에도 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스 창업자와 부인 수전 델이 트럼프 계좌에 62억5000만달러(약 9조5000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마이크론도 2억5000만달러(약 3790억원)를 약속했다.

블랙록, 인텔,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기업도 정부의 1000달러 초기 지원금에 맞춰 직원 자녀 계좌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기업·재계 참여를 자신의 정책 성과로 강조해왔다. 그는 마이크론과 델의 기부 사례를 거론하면서 머스크도 스페이스X 주식을 기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