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인공지능이 세계 GDP 20% 대체"…인프라·에너지 선점 선언
국내 HBM·초고압 변압기 업계 수혜 전망…공급망 선점 기회로
국내 HBM·초고압 변압기 업계 수혜 전망…공급망 선점 기회로
이미지 확대보기이 전례 없는 대규모 자금 투입 예고는 반도체와 전력망을 비롯한 글로벌 산업 지형을 뿌리째 흔들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기차·비행기 부정하는 꼴"…손정의의 거침없는 선언
인공지능(AI) 시장의 수익성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회장은 지난 7월 14일(현지시각) 도쿄에서 열린 회사 연례행사에서 AI 거품론을 어리석은 질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고 AP가 보도했다. 손정의 회장은 기술 진화를 거부하는 세력은 스스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기술 기업의 주가 급등과 데이터센터 과잉 투자에 대한 경각심이 일었다. 손 회장의 발언은 시장의 불안감을 가라앉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AI 생태계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기술 패권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실제 소프트뱅크의 실적은 가파른 상승세를 탄다. 소프트뱅크가 발표한 2026년 3월 종료 회계연도 기준 순이익은 5조 엔(약 45조 9900억 원)에 이른다. 이 순이익 규모는 1년 전보다 5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소프트뱅크는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 지분 전량(3210만 주)을 매각해 약 58억 3000만 달러(약 8조 69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 매각 대금은 오픈AI 투자를 포함한 인공지능(AI) 인프라 자금 조달의 원천으로 쓰였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24년 10월 오픈AI에 5억 달러(약 6950억 원)를 처음 투자한 이후 현재까지 누적 346억 달러(약 51조 61000억 원)를 투자해 왔으며, 최근 추가로 300억 달러(약 44조 7500억 원) 규모의 후속 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매년 7460조 원 필요"…현실로 다가온 숫자의 무게
손 회장은 전 세계가 AI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해마다 5조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이 자금은 데이터센터 확장, 컴퓨터 칩 생산 능력 증대, 청정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집중적으로 쓰인다.
에너지와 전력 인프라, 최첨단 반도체를 동시에 대대적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부 재정과 민간 자본이 결합된 ‘준전시급 투자’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동시에 손 회장은 오는 2040년까지 글로벌 GDP의 20%를 AI 관련 산업이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단순히 AI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자체 시장의 확장을 의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AI 기술이 제조업, 서비스업 등 산업 전반에 침투해 노동 생산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리고 신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광의의 경제 효과까지 포함한 추정치로 해석된다.
폭증하는 전력 수요…글로벌 공급망으로 편입되는 한국 기업들
특히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 기준 중형 도시 전체와 맞먹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비한다. 무엇보다 AI 연산 수요는 선형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기존 전력망의 증설 속도로는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력 공급 능력이 AI 패권 경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병목 구간으로 지목되자 소프트뱅크도 일본에서 차세대 전력망을 겨냥한 배터리 사업을 시작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망 개편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산업계에도 직접적인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 메모리와 전력기기 관련 업체들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한국이 강점을 가진 HBM과 첨단 파운드리가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다.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력 반도체 설계 부문도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다.
전력 인프라 확충 속도에 맞춰 송배전 핵심 장비인 초고압 변압기와 고부가 초고압 케이블 관련 기업들의 수주잔고도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밸류체인과 더불어 전선 구축의 필수 원자재인 구리, 고부가가치 절연 소재 부문의 부각도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과잉 투자와 자금 조달의 그늘…속도 조절 가능성도 존재
다만 엄청난 투자 청사진 뒤에는 현실적인 제약과 경고음도 뚜렷하다. 과거 19세기 철도 붐이나 2000년대 초반 정보통신(IT) 버블 사례처럼 대규모 설비투자가 선행된 후 일시적인 수요 공급 불균형에 따른 시장 구조조정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투자 재원 확보 단계에서도 불확실성이 크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할 경우 자본집약적인 대규모 인프라 투자의 수익성이 급격히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탄소 배출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환경적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관계자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제 수익 모델 증명 속도가 설비투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시장의 일시적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시장 강세를 가늠할 세 가지 열쇠
투자자들은 인프라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실제 사업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세 가지 지표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선두 빅테크 기업들의 분기별 설비투자(CAPEX) 증가율이 꺾이지 않고 유지되는지가 핵심이다.
전력망 구축 속도와 인프라 병목 현상을 직접 보여주는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급 동향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구리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 추이도 정밀하게 관찰해야 할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이 도입한 AI 서비스가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과 매출 전환으로 이어지는지 증명해야만 강세장의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
시장의 일시적 숨 고르기에도 불구하고 AI 인프라 구축이라는 거대한 방향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에 흔들리기보다 전력망과 핵심 반도체 소재처럼 대체가 불가능한 병목 구간의 우량 기업을 찾아내는 선별 능력이 수익률을 가르는 국면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