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테러 위협에 빅테크 보안 지출 급증… 오라클·팔란티어 수백만 달러 투입
“일자리 상실 우려가 반발 동력”… 기술 혁신 이면에 가려진 사회 갈등
“일자리 상실 우려가 반발 동력”… 기술 혁신 이면에 가려진 사회 갈등
이미지 확대보기이제 기술 혁신이 촉발한 사회 불안이 기업 경영진의 신변 안전 리스크로 번지는 모양새다.
사건 사고 노출된 경영진… 기업 보안 비용 일부 급증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7월 15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부 기업과 경영진을 노린 협박 신고와 보안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4월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의 자택에 화염병 공격을 시도한 혐의로 텍사스주 출신 남성이 살인미수와 방화미수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현장에서 인공지능 기업 경영진과 투자자를 겨냥한 선언문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스로픽 역시 비슷한 시기에 외부 침입과 협박 시도를 겪었다. 같은 달 한 남성이 회사 고위 임원에게 위해 경고 봉투를 전달하려 본사 로비에 무단 진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가명으로 입사 지원을 했던 또 다른 인물은 자녀 가해 협박 글을 온라인에 올려 경찰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신변 위협은 주요 기술 기업들의 경호 비용 지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 정보 분석업체 에퀼라가 분석한 결과 지난해 S&P 500 기술 기업 중 38.1%가 임원 경호 비용을 공시했다. 이는 2021년 기록한 26.8%와 비교해 공시 비중이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지출 증가세는 기업들이 경영진 신변 리스크를 비용 항목으로 공식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인공지능 전환을 가속화하는 일부 대기업의 경호 지출 상승세가 뚜렷하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지난해 임원 경호 비용으로 전년 대비 150% 증가한 약 300만 달러(약 44억 원)를 지출했다. 오라클은 래리 엘리슨 회장 자택 보안 등을 이유로 전년 대비 85.5% 늘어난 560만 달러(약 83억 원)를 썼다. 세일즈포스도 약 400만 달러(약 59억 원)를 경호에 투입했다.
“내 일자리 잃을라”… 기술 포비아가 부른 갈등
실제 메타 플랫폼은 지난 5월 워싱턴주 인공지능 사업 전환 과정에서 직원 1400여 명을 해고했다. 핀터레스트에서 근무하다 인공지능 도입 여파로 해고된 디자이너 보니 케이트 울프는 사내 소통망에 인공지능 대체에 대한 저항을 촉구하는 글을 남겨 동료들의 큰 공감을 얻기도 했다.
학계와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과거 기계 도입에 반대해 일어난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에 비유하기도 한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는 최근 콘퍼런스에서 실업 공포가 반발 여론을 키우고 있다며 자사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를 들은 사람들이 일어서고 있다고 해석했다.
퀴니피악 대학교 여론조사소가 지난 3월 미국 성인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응답자가 55%에 달했다. 이는 기대감을 표시한 응답자인 12%와 비교해 4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55%는 인공지능이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더 많이 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설 경호 패러다임 변화… 은밀해진 실리콘밸리 보안
기업 경영진의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실리콘밸리 사설 보안 업계의 서비스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연예인이나 정치인이 선호하던 대규모 밀착 경호 대신, 최근 정보기술 업계 임원들은 대중의 이목을 끌지 않는 조용하고 세련된 방식의 보안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보안업계 전문가들은 위험 요소를 예방하기 위해 인공지능 관련 기업 임직원들에게 회사 로고가 노출된 사원증이나 소지품을 사외에서 착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앤스로픽 대변인은 사전 감시를 강화해 위해 요소를 조기에 차단하는 위험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정비 변수로 부상한 사회적 리스크… 투자자가 봐야 할 세 가지
인공지능 고도화가 초래할 노동 시장 충격과 그에 따른 사회 갈등은 이제 기업 내부 통제와 자본 배정의 핵심 위험 변수로 부상했다.
투자자들은 무엇보다 판관비 내 경호와 법적 비용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 경영진을 향한 물리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 인프라 구축비 외에 사설 보안 계약이나 임원 보험료 책정액, 소송 대리 비용 등 비생산성 고정비 지출이 늘어나며 장기적으로 기업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 대체 속도에 따른 고용 지표 변화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정보기술 백오피스나 크리에이티브 직군 등 인공지능 도입 직격탄을 맞는 부문의 급격한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비용을 줄여줄 수 있다. 반면 역으로 사회적 저항과 브랜드 가치 훼손이라는 무형의 손실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 안전망 관련 입법 동향을 살펴야 한다. 갈등이 임계점을 넘을 경우 각국 정부는 인공지능 도입 규제나 강제적인 전직 교육 재원 마련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제도적 대응 여부는 기술 혁신 기업들의 장기 규제 불확실성을 판가름할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