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연구소 "북극해 빙판작전 등 한국 KSS-III 비교데이터 은폐"
본계약 최종서명에 최장 18개월…결렬 땐 예비후보 한화오션 재소환
본계약 최종서명에 최장 18개월…결렬 땐 예비후보 한화오션 재소환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 정부가 60조 원 규모의 차세대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를 선정한 것을 두고, 현지 안보 학계와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핵심적인 군사적 검증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정치적 눈속임"이라는 날카로운 비판이 제기됐다.
7월 17일(현지 시각) 캐나다 유력 일간지 더 글로브 앤 메일(The Globe and Mail)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맥도널드-로리에 연구소(MLI)의 롭 휴버트 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자국 내 일자리 창출과 유럽 연대 등 정치·경제적 명분만 홍보했을 뿐, 정작 북극해 얼음 아래(Under-ice) 작전 능력과 음향 스텔스 방음 성능 등 독일 212CD급 잠수함의 전투 격멸 능력을 검증할 정량적 데이터는 철저히 은폐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우선협상 서명 이후 본계약 최종 타결까지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8개월의 세부 조건 조율 시차가 남아있어, 독일 측의 독소 조항 이행 여부에 따라 2순위 예비 후보(Runner-up) 지위를 확보한 한국 한화오션의 'KSS-III 배치-II' 카드가 언제든 재소환될 수 있는 구조여서 글로벌 방산 조달 시장의 판세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스텔스·감지기·빙판 작전 능력 '깜깜이'…군사적 타당성 검증 없는 일방적 낙점
휴버트 교수가 제기한 첫 번째 핵심 문제는 '군사적 비교 데이터의 부재'다. 캐나다 정부는 독일의 212CD급(Type 212CD) 잠수함이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한화오션의 도산안창호급(KSS-III 배치-II)을 포함한 타국의 검증된 설계안에 비해 기술적으로 어떠한 우위를 확보했는지 자국민들에게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현대 해전의 승패를 결정짓는 음향 스텔스 방음 성능, 수중 잠항 지속 능력, 혹독한 교전 환경에서의 생존성, 표적 탐지 센서 및 소나 체계, 그리고 캐나다 영토 방위의 핵심 요충지인 북극해의 얼음 아래(Under-ice) 작전 능력에서 독일 함정이 왜 최선의 선택인지에 대한 정량적 지표는 철저히 가려져 있다.
휴버트 교수는 "어떠한 선진국 군대도 주력 전투기나 탱크를 도입할 때 '가장 저렴하고 자국 일자리를 많이 주는가'를 일순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가장 은밀하고 치명적인 국가 비대칭 자산인 잠수함을 도입하면서 정작 바다에서의 전투 수행 능력에 대한 입체적 검증 과정을 건너뛴 것은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최대 18개월' 본계약 협상…조건 틀어지면 '한화오션' 즉각 재소환 구조
두 번째로 주목해야 할 팩트는 이번 발표가 구매 최종 확정이 아닌 지루한 협상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마크 카니 총리도 공식 인정한 바와 같이, 우선협상대상자인 독일 TKMS 사와의 세부 가격 조건 조율 및 계약서 최종 서명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8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기간 동안 독일 측이 캐나다 연방 재무부가 요구하는 가혹한 현지 산업 협력(오프셋) 조건을 이행하지 못하거나 가격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져들 경우 계약은 언제든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만약 독일과의 본계약 세부 협상이 결렬될 경우, 캐나다 국방부는 즉각 이순위 예비 후보 지위로 대기 중인 한화오션과 재협상 테이블을 즉시 차리게 된다. 한국 방산 수출 노선에 소생의 불씨가 확실하게 살아있는 이유다.
특히 독일 TKMS 사가 최근 독일과 노르웨이의 선주문량으로 인해 안고 있는 생산 병목 현상과 납기 지연 우려가 세부 조율 과정에서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으로 부각될수록, 검증된 납기 준수 능력을 자랑하는 '한국 카드'의 매력과 지정학적 대안 가치는 다시금 요동칠 수밖에 없다.
"적들은 캐나다를 기다려주지 않는다"…2040년대 완성될 잠수함대의 서글픈 시차
마지막으로 휴버트 교수가 경고하는 가장 치명적인 한계는 타이밍의 실패다. 캐나다 정부가 장기간 갈팡질팡하며 약 10년 가까운 안보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사이 글로벌 안보 시계는 최악의 폭동 국면으로 치달았다. 러시아는 북극해 핵잠수함대를 현대화하며 영해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고, 중국은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해군력을 증강하며 북태평양 연안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급박한 현실 속에서 정부의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를 따르더라도 최초 신조 잠수함을 인도받는 시점은 빨라야 오는 2030년대 초반이며, 계획된 12척 전체 함대를 완편하는 시기는 아득한 2040년대 중반에야 도달하게 된다.
휴버트 교수는 "우리의 적들이 캐나다의 지루한 조달 행정 절차가 끝나 본계약 도장을 찍을 때까지 군사적 야욕을 멈추고 얌전히 기다려 줄 리 만무하다"며, 지난 10년간 역대 정부가 남긴 안보 방기와 늑장 대처는 결국 캐나다군을 오늘과 내일의 현대전을 '어제의 시간표'로 준비해야 하는 무방비 상태로 내몰았다고 일갈했다. 아무리 뛰어난 최고의 잠수함이라도, 전쟁이 끝난 뒤 뒤늦게 인도된다면 그것은 비싼 고철에 불과하다는 뼈아픈 경종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