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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선단, 1500척으로 팽창… 對러 제재가 '유령 해운 시장'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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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선단, 1500척으로 팽창… 對러 제재가 '유령 해운 시장' 키웠다

서방 제재 피하려 규제 밖 유조선 급증… 러시아 해상 원유 70% 수송
중국·인도가 수출량 80% 소비하며 중형 유조선 장거리 운송 부담 가중
2차 제재 법안 추진 속 한국 해운업계 운임 변동성 및 원유 수급 주의보
대러시아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그림자 선단이 2026년 들어 최대 1500척까지 불어나면서 글로벌 석유 수송 체계가 양분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대러시아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그림자 선단이 2026년 들어 최대 1500척까지 불어나면서 글로벌 석유 수송 체계가 양분됐다. 이미지=제미나이3

대러시아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그림자 선단이 2026년 들어 최대 1500척까지 불어나면서 글로벌 석유 수송 체계가 양분됐다.

해운 전문지 마리타임 엑제큐티브는 82(현지시각) 서방 규제 밖 유조선이 러시아 원유 수출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한국 해운 업계와 원유 수급망도 운임 변동성 위험에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우회 수송로 개척과 중형 선박의 장거리 투입


유럽연합이 72321번째 제재 패키지를 채택하는 등 서방 연합의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해상 원유 물동량은 아시아로 대거 방향을 틀었다.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 해상 원유 수출량의 80% 이상을 수입해 소비하고 있다. 과거 유럽으로 향하던 수송선이 대거 아시아 항로로 변경된 결과다.
원유 수송 거리의 급격한 증가는 해운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대형 터미널 부재로 초대형유조선(VLCC)을 이용하지 못하는 러시아는 수에즈맥스와 아프라맥스 등 중형 선박을 장거리 노선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비효율적인 수송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글로벌 유조선 시장의 운송 부담과 비용은 급격히 늘어났다.

규제 밖 평행 시장과 팽창하는 그림자 선단


가격 상한제와 무역 금지 조치는 전 세계 유조선 소유 구조와 선박 가치를 뒤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과거 이란과 베네수엘라 제재유를 나르던 그림자 선단이 급격히 세를 넓혔다.

서방 규제 당국 감시망을 피하려 선박 소유주가 자국이 아닌 행정 규제가 느슨하고 세금 혜택이 많은 제3국에 선박을 등록하는 편의치적 국적을 이용하거나 노후 선박을 매입하는 방식이 동원됐다.

해운 조사기관 및 UNCTAD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유조선(원유 및 석유제품 운반선 포함)은 총 7000~8000여 척 규모이며, 총재하중톤수(DWT) 기준으로는 약 67000DWT에 달한다.

2026년 상반기 기준 글로벌 해운정보기관(Clarksons, BRS ) 및 외교 싱크탱크 분석에 따르면, 그림자 유조선은 최소 1300척에서 최대 1470여 척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 세계 유조선 대수의 약 17%~20%, 전체 용량(Capacity)의 약 18%를 차지하는 규모다. 현재 전 세계 유조선의 최대 18%가 서방 규제권 밖에서 운항하며 거대한 평행 해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러시아 해상 원유 수출량의 65%에서 70%가 이들 선박으로 이동하면서 국제 해상 안전 표준 위협 우려도 커지는 실정이다. 정규 시장과 암시장 형태의 그림자 시장이 양립하는 구조다.

원유 수출 증가 배경과 2차 제재의 파급력


서방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오히려 늘어난 데는 중동 분쟁과 우크라이나의 정유 시설 드론 공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2월 말 발생한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미국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대러 제재 일부를 한시 유예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의 해외 유출 물량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정유 시설 타격도 원유 수출을 부추겼다. 핵심 부품 타격으로 러시아내 가공 능력이 21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정제 석유 제품 생산이 막히면서 가공되지 않은 원유가 해외 시장으로 대거 밀려 나왔다. 내부 연료 부족 현상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출만 늘어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미국 상원은 러시아 석유를 수입하는 제3국에 최대 100% 관세를 매기는 2차 제재 법안을 추진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재 면제 권한 행사 여부가 변수로 남아있다. 그렇지만 중동과 동유럽의 지정적 리스크가 얽히면서 한국 해운사들의 운임 변동 위험과 원유 도입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