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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해비타트 "주택 단순 공급, 주거 위기 해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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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해비타트 "주택 단순 공급, 주거 위기 해결 못해“

전 세계 2억 6880만 채 부족…금융 자산화가 부른 토지 폭등이 원인
선진국 집값 상승분 80%는 땅값 몫…무분별한 외곽 개발은 고립 초래
자가 소유 중심 정책 벗어나 토지 공공성 회복과 점유 다각화 나서야
유엔 인간정주계획(UN-Habitat)이 전 세계 2억 6880만 채의 주택 부족을 해결하려면 단순한 물량 공급을 넘어 주택의 금융 자산화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엔 인간정주계획(UN-Habitat)이 전 세계 2억 6880만 채의 주택 부족을 해결하려면 단순한 물량 공급을 넘어 주택의 금융 자산화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엔 인간정주계획(UN-Habitat)이 전 세계 26880만 채의 주택 부족을 해결하려면 단순한 물량 공급을 넘어 주택의 금융 자산화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엔 해비타트는 811(현지시각) 발간한 세계 도시 보고서를 통해 토지 인플레이션 억제 없는 단순 물량 공급은 주거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고, 이는 서울 자가 가구의 연간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13.0(국토교통부 조사 기준)에 달하는 한국 시장에도 물량 일변도 공급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던진다.

글로벌 주택 부족과 치솟는 주거비 부담 실태


전 세계적으로 안전한 주거 환경을 보장받지 못하는 인구는 34억 명에 달한다. 주택가격 상승세가 가계 소득 증가 속도를 앞지르면서 주거비 부담은 한계에 도달했다. 전 세계 평균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20109.5배에서 202311.7배로 뛰었다.
동아시아 주요 대도시의 PIR17.5배에 이른다. 전 세계 민간 임차 가구의 44%는 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다. 한국 역시 국토교통부 조사 기준 서울 자가 가구 PIR13.0배에 머물며 청년층의 주거 진입 장벽이 높아진 상태다.

금융 자산화와 토지 인플레이션이 부른 공급의 왜곡


보고서는 주택이 거처라는 고유 기능을 잃고 금융 투자 자산으로 변질된 현상을 주거 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금융 규제 완화와 대출 확대는 신규 주택 착공보다 빠르게 투자 자본을 유입시켰다. 이는 도심 가용 토지 가격의 급등을 불렀다.

선진국 도시에서 1950년대 이후 발생한 주택가격 상승분의 최대 80%는 건물 공사비가 아니라 토지 가격 상승에서 비롯됐다. 시장은 고수익을 보장하는 고가 투자형 주택에 공급을 집중했다. 그 결과 저소득층은 도심 밖으로 밀려나고, 투자용 주택은 공실로 방치되는 모순이 굳어졌다.

외곽 신도시 대량 공급의 한계와 직주분리 문제


도시 외곽에 대규모 신도시를 조성하는 공급 방식도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일자리와 대중교통망이 결여된 외곽 택지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직주분리를 낳으며 입주민을 장거리 통근과 생활비 부담으로 내몰았다.
실제로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고도 기반시설 부족으로 입주민이 외면해 유령 도시로 전락한 해외 신도시 사례들이 이를 방증한다. 이는 수도권 통근자의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왕복 기준)82(통계청 조사 기준)에 달하는 한국의 현실과도 그대로 겹치는 대목이다.

포용적 주거 체계 구축을 위한 3단계 전환 과제


보고서는 자가 소유 중심의 시장 주도 정책에서 벗어나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처럼 시 소유 사회주택과 한정 수익 협동조합 모델을 활용하거나, 싱가포르처럼 공공이 토지를 통제하며 주택과 교통망을 통합 개발한 도시는 가격 변동성을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 주거 정책도 세 단계의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해 부동산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도심 내 유휴 오피스를 주거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

중기적으로는 도시계획 인센티브를 부여할 때 상승한 토지 가치의 일부를 공공임대주택으로 기부 채납받는 개발이익 환수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토지는 공공이 갖고 건물만 개인이 소유하는 공동체 토지 신탁(CLT)과 사회 임대주택 생태계를 제도화해 영구적인 저렴 주택 재고를 확보해야 한다.

주택 정책의 성패는 공급 숫자가 아니라 자원의 공정한 배분에 달렸다. 토지 불로소득 환수와 금융 통제 없는 공급 확대는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이다. 집을 자산 증식 수단에서 인간 존엄을 지키는 사회적 기본권으로 되돌려놓는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이 보고서는 말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