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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폐쇄형 대신 中 오픈 모델"… 아프리카, 미·중 AI 패권전 속 '실리적 도입'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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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폐쇄형 대신 中 오픈 모델"… 아프리카, 미·중 AI 패권전 속 '실리적 도입' 확산

즈푸 GLM·알리바바 큐원·딥시크 등 채택… 현저히 낮은 토큰 단가와 온프레미스 구축 강점
나이지리아 큐라셀·케냐 에버스텍 등 '멀티 모델 라우팅'으로 특정 벤더 종속 탈피
美 '팍스 실리카' vs 中 'WAICO' 진영 대결 속 아프리카는 '철저한 가격·성능 실용주의' 선택
나이지리아에 본사를 둔 인슈어테크 큐라셀(Curacel)은 중국과 서방 AI 모델을 모두 활용해 작업, 비용, 성과별로 선정하고 있다. 사진=Curacel이미지 확대보기
나이지리아에 본사를 둔 인슈어테크 큐라셀(Curacel)은 중국과 서방 AI 모델을 모두 활용해 작업, 비용, 성과별로 선정하고 있다. 사진=Curacel

미국과 중국 간의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이 글로벌 블록화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 대륙의 핀테크·인슈어테크·IT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의 고비용 독점 폐쇄형(Proprietary) 모델 대신 가격 경쟁력과 유연성이 뛰어난 중국산 오픈 웨이트(Open-Weight) AI 모델을 대거 도입하며 독자적인 생존로를 개척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의 API 사용료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금융·의료 등 민감한 기업 데이터를 해외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사내 인프라(온프레미스)에 직접 구축·미세조정하려는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8월 24일(현지시각)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 본사를 둔 아프리카 최대 인슈어테크 기업 큐라셀(Curacel)은 최근 자사의 AI 기반 보험 청구 및 사기 탐지 시스템에 기존 미국산 모델 외에 중국 즈푸AI(Zhipu AI)의 'GLM-5.3' 모델을 전격 추가했다.

큐라셀의 헨리 매스콧(Henry Mascot) 최고경영자(CEO)는 "코딩, 데이터 추출, 문서 분류, 고객 응대 등 대규모 트래픽이 발생하는 반복 업무에서 중국 주요 모델들이 서구 독점 시스템과의 성능 격차를 거의 좁혔으며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동일한 결과물을 낸다"며 "품질과 비용을 기준으로 작업을 유연하게 배분하는 멀티 모델 구성을 통해 특정 빅테크 벤더에 종속(Lock-in)되는 위험을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 가중치로 자체 호스팅… "금융 데이터 외부 유출 차단"


아프리카 테크 기업들이 알리바바의 '큐원(Qwen)', 문샷 AI의 '키미(Kimi)', '딥시크(DeepSeek)', 즈푸의 'GLM' 등 중국산 모델에 주목하는 핵심 이유는 모델 가중치(Weights)를 직접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독립 구동할 수 있는 '오픈 웨이트' 특성 때문이다.

케냐 나이로비의 엔터프라이즈 AI 컨설팅사 사니푸 AI(Sanifu AI)의 버나드 모마니 냐가카 공동 창립자는 "은행 거래 기록, 고객확인(KYC) 서류 등 최고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금융 데이터를 해외 제3자 API로 전송하지 않고 자체 인프라 내에 호스팅해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라며 "금융업에서 데이터 주권은 특정 벤더의 기능이 아니라 핵심 설계 원칙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언어 및 지역적 적합성도 중국 모델 확산의 배경이다. 우간다의 농업 AI 플랫폼 썬플라워(Sunflower)는 아프리카 현지어 30여 개로 기상 정보와 농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메타의 라마(Llama)나 구글 모델보다 우간다 현지어 처리 능력이 뛰어난 알리바바의 '큐원 3(Qwen3)'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개발했다.

화웨이 클라우드 결합 공세… 美 '팍스 실리카' vs 中 'WAICO' 외교 충돌


중국 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결합 공세도 현지 확산을 견인하고 있다. 화웨이 클라우드는 지난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딥시크, 큐원, GLM 등을 즉시 개발·배포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형 모델(MaaS)' 플랫폼을 출시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지난달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개방형 AI 기술 생태계를 표방하는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를 공식 출범시키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 국무부는 WAICO에 가입하는 국가들이 미국 주도의 핵심 광물·기술 안보 연합체인 '팍스 실리카(Pax Silica)'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경고성 내부 검토를 진행하는 등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는 양상이다.

"미·중 대리전 시험장 거부… 문제 해결할 실용적 기술 채택"


그러나 아프리카 현장 테크 리더들은 미·중 양자택일 구도를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케냐 AI 컨설팅사 에버스텍(EverseTech)의 마이클 미치 공동 창립자는 "고객들의 핵심 질문은 '어느 국가의 모델이 가장 뛰어난가'가 아니라 '어떤 모델이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요구 기능을 충족하는가'이다"라며 "아프리카의 가장 강력한 입지는 한쪽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양쪽 기술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역량과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기업들의 중국산 오픈 AI 모델 채택 확대와 멀티 모델 전략은 향후 ‘미국 빅테크 주도의 고비용 독점 AI 생태계에 맞선 중국발 오픈소스·오픈 가중치 진영의 글로벌 사우스 침투력’과 더불어 ‘지정학적 기술 분열 속에서 신흥국 기업들이 추구하는 데이터 주권 및 비용 최적화 전략’을 보여주는 핵심 테크·산업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