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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책 3연타, 美 생활비 압박…쇠고기만 가격 인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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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책 3연타, 美 생활비 압박…쇠고기만 가격 인하 기대

캐나다 50% 관세에 자동차·주택 비용 상승 우려
이란 추가 제재로 휘발유 부담 지속…쇠고기 30만t 수입은 반대 효과
지난 5월 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백악관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백악관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캐나다 고율 관세와 이란 추가 제재가 미국 소비자들의 생활비 부담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반면 대규모 쇠고기 수입 계획은 식료품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무역전쟁, 이란 전쟁, 쇠고기 가격 급등이라는 서로 다른 문제가 미국인의 자동차·주택·주유·장바구니 비용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USA투데이는 소비재 컨설팅업체 사이먼쿠처의 시카 자인 북미 소비자부문 책임자를 인용해 미국 소비자들이 캐나다산 수입품과 휘발유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쇠고기 가격은 수입 확대에 따라 낮아질 수 있다고 2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다만 쇠고기 수입 계획은 공급 국가 등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캐나다 관세, 자동차·주택·소비재 가격 압박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0일 캐나다산 수입품 가운데 약 5%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이달 19일 발효할 예정이었지만 양국 무역협상이 진행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시행을 사흘 미뤘다. 그러나 협상은 결국 결렬됐다.

미국은 약 200억달러(약 27조7000억원)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했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다음 달 8일부터 같은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갈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미국이 2027년 1월1일부터 캐나다산 자동차, 트럭, 자동차 부품, 철강에 부과하는 관세를 50%로 올리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캐나다산 석유, 천연가스, 핵심광물 등 일부 품목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그러나 술, 양초, 향수, 의류, 보석류, 일부 식품 등 미국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다양한 캐나다산 제품은 가격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자인은 분석했다.

그는 “50% 관세가 붙는다고 미국인의 전체 식료품비가 50%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관세 대상이 된 일부 제품은 상당한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시장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주택건설업체들은 오랫동안 캐나다산 합판과 목재를 사용해왔다. 이들 건축자재 가격에 고율 관세가 반영되면 이미 비싼 신규주택 건설비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새 주택 가격이 오르면 기존 주택을 고쳐 쓰려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지만 리모델링에도 같은 건축자재가 사용되는 만큼 수리 비용 역시 높아질 수 있다.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도 미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주요 자동차업체 가운데 일부는 캐나다 공장에서 차량을 조립한 뒤 미국으로 들여와 판매한다. 미국 브랜드 차량이라고 하더라도 생산 과정에서 캐나다를 거치면 제조비용이 올라가고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캐나다 보복하면 美 기업도 충격

캐나다의 보복관세도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의 보복 대상에 미국산 철강, 유제품, 가전제품, 농기계, 펄프·종이, 전자제품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로 제품을 수출해온 미국 업체들은 현지 수요 감소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업체가 캐나다산 철강 등 원재료를 수입해 제품을 만든 뒤 다시 캐나다로 수출하는 공급망은 양쪽 관세의 영향을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있다.

더 큰 변수는 에너지란 분석이다.

카니 총리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캐나다가 미국 천연가스 수입의 99%, 전력 수입의 85%, 원유 수입의 60%를 공급한다고 강조하면서 에너지 공급 중단 가능성을 거론했다.

USA투데이는 “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로 미국 소비자들이 이미 높은 휘발유 가격을 부담하는 상황에서 캐나다와의 갈등까지 에너지 공급에 영향을 미치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자인은 캐나다 역시 미국에 맞춰 구축된 기존 에너지 공급망을 다른 시장으로 단기간에 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제 공급 중단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란 추가 제재…휘발유 가격 더 오를 가능성

미국의 이란 추가 제재 역시 소비자의 연료비 부담을 키울 변수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란을 국제 경제·금융망에서 고립시키기 위한 대규모 추가 제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이란의 핵·미사일 기술 조달, 사이버 활동, 석유수입 확보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60곳 이상의 기업·개인·선박 등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을 대신해 돈세탁을 지원하는 기관도 미국 달러 결제망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도 강하게 반발했다.

모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서기는 23일 미국의 경제전쟁이 계속된다면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페르시아만 어디에서도 원유 한 방울도 수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인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 휘발유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란 전쟁 시작 이후 연료 가격이 약 30% 상승했으며 미국의 추가 제재에 따라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쇠고기는 정반대…수입 30만t 늘려 가격 낮추기

반면 트럼프 행정부가 쇠고기 가격을 잡기 위해 내놓은 정책은 소비자 물가를 낮추는 방향이다.

미국에서는 수년간 이어진 가뭄과 멕시코 국경 인근에서 확산한 기생충인 신세계나사벌레 등의 영향으로 소 공급량이 수십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지난 7월 미국 다진 쇠고기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따라 21일 외국산 다진 쇠고기를 90일 동안 최대 30만t 추가로 수입할 수 있도록 하고 수입할당량을 초과한 물량에 붙는 관세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공급업체들이 해당 쇠고기를 현재 시장가격보다 25% 낮은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수요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공급이 늘어나면 이론적으로 미국의 다진 쇠고기 가격은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국가와 이러한 합의를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기자들의 질문에도 공급 국가를 밝히지 않았다.

미 축산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전미소사육자협회는 수입 쇠고기를 늘리는 방식이 미국의 소 사육두수를 다시 늘리는 해법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 팀 시히 몬태나주 상원의원도 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가 미국 목장주들이 사육두수를 늘리기 어렵게 만들어 장기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장기적으로 미국 목장주들과 협력해 국내 소 사육두수를 늘릴 계획이며 수주 내 행정명령을 통해 쇠고기 수입 계획을 공식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경제정책은 미국 소비자 물가에 한 방향으로만 작용하지 않는 모습이다.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는 자동차와 주택, 각종 소비재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고 이란 추가 제재는 연료비 상승 위험을 키우고 있다.

반면 쇠고기 수입 확대는 단기적으로 장바구니 부담을 낮출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가격 인하 폭과 미국 축산업에 미칠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