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금융 시스템 방파제 세운다"… 中, 국영은행·보험사에 '540억 달러' 자본 투입

글로벌이코노믹

"금융 시스템 방파제 세운다"… 中, 국영은행·보험사에 '540억 달러' 자본 투입

재무부 주도하에 농업은행 1600억·공상은행 1000억 위안 등 국영은행 3곳에 2900억 위안 수혈
중국생명 350억·인민보험 150억 위안 등 주요 보험사도 대규모 증자… 기본자본(Tier 1) 확충
부동산 침체·저금리 장기화로 약화된 지급 여력 방어… 증시 부양 및 경기 진작 대출 여력 확보
2025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국제서비스무역박람회(CIFTIS)에서 한 남성이 중국생명보험회사 부스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국제서비스무역박람회(CIFTIS)에서 한 남성이 중국생명보험회사 부스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초저금리 기조로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와 건전성 위험이 가중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금융 시스템 전반의 복원력을 강화하고 신용 공급 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주요 국영은행과 대형 보험사에 총 540억 달러(약 72조 8,7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자본을 긴급 투입한다.

중국 최대 국영 상업은행인 중국공상은행(ICBC)과 중국농업은행(ABC)을 비롯해 중국 최대 생명보험사인 차이나 라이프(중국생명보험) 등 금융 생태계의 핵심 기둥들을 대상으로 국가 재정과 국유자본을 동시에 쏟아붓는 전방위적 자본 확충 조치다.

9월 6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재무부는 자국 금융 시스템의 자본 안전판을 선제적으로 보강하기 위한 범정부적 공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영 보험사와 국영은행에 걸쳐 총 540억 달러에 달하는 대대적인 자본 수혈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생명 350억 위안 등 국영 보험사 체질 개선… '증시 부양 안전판' 육성

이번 자본 투입의 핵심 축 중 하나는 저금리 충격에 직면한 보험 부문의 건전성 방어다.

중국 최대 국영 생명보험사인 차이나 라이프는 재무부 등으로부터 총 350억 위안(약 7조 410억 원)의 신규 자본을 수혈받고, 중국태평보험 그룹은 70억 위안의 자본을 투입받는다.

또한, 중국인민보험(PICC)은 재무부를 대상으로 사모 A주 신주를 발행해 최대 150억 위안을 조달, 핵심 자본을 보충할 계획이고, 중국수출신용보험공사(신용보험)에 핵심 자본 확충용 100억 위안이 투입되며, 중국재보험(그룹) 역시 30억 위안 규모의 자본 조달을 확정 지었다.

중국 보험업계는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시장 금리 하락으로 자산 운용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지급여력비율(Solvency Margin)이 위험 수위로 떨어지는 등 재무 건전성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중국 당국은 이번 대규모 증자를 통해 대형 국영 보험사의 지급 여력을 강화함으로써 고위험 중소 보험사 구조조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한편, 국영 보험사들에 '중장기 환류 자금' 역할을 부여해 중국 증시의 하방을 지지하는 기관투자가 역할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차이나 라이프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자본 확충은 금융 부문이 실물 경제를 지원하는 역량을 배가하고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로, 복합 금융 리스크에 대응하는 위기 극복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농업은행·공상은행 등 3대 은행에 2,900억 위안… 기본자본(Tier 1) 전면 보강


국영 은행 부문에는 훨씬 더 막대한 실탄이 배정됐다.

중국농업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수출입은행 등 3대 국영 대출기관은 총 2,900억 위안(약 58조 3,400억 원)에 달하는 자본 수혈 계획을 일제히 발표했다.

중국농업은행은 재무부, 중국국가담배총공사(중국연초) 및 산하 투자 자회사 등을 대상으로 최대 1,600억 위안 규모의 자금을 모금하고, 중국공상은행(ICBC)은 동일한 국유 주주 라인을 통해 최대 1,000억 위안을 조달한다.

또한, 중국수출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 역시 재무부로부터 300억 위안의 직접 출자를 받아 자본 기반을 확충한다.

양대 상업은행은 이번 조달 자금 전액을 바젤 규제상 최상위 자본 건전성 지표인 ‘기본자본(Tier 1 Capital)’을 보충하는 데 사용할 방침이다.

이번 은행권 지원안은 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처음 윤곽을 드러낸 국유 대형은행 특별 국채 지원 플랜을 본격 실행에 옮긴 것이다.

둔화하는 대출 수요·마진 축소… 신용 공급 라인 사수


중국 당국이 이처럼 천문학적인 재정·기금을 동원해 은행과 보험사에 자본을 밀어 넣는 배경에는 '실물 경제의 디플레이션 압력과 신용 경색'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중국 경제는 민간 소비 위축과 부동산 개발업계의 유동성 위기 장기화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대출 수요가 극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여기에 당국의 대출 금리 인하 압박으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 자체적인 이익 유보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내부 메커니즘이 한계에 도달했다.

결국, 국가가 직접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려 주지 않으면, 대출 자산 부실화에 직면한 은행들이 위험 가중 자산을 축소하며 민간 대출을 걸어 잠그는 '신용 경색'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 지도부는 은행들의 1급 자본을 사전에 두텁게 채워줌으로써 경기 부양을 위한 공격적인 인프라 및 첨단 제조업 대출 확대를 지속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번 540억 달러 규모 자본 투입은, 향후 ‘부동산발 부실 채권 위험과 저금리 장기화라는 복합 금융 위기 국면에서 국영은행과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금융 방파제를 선제 구축하려는 위기관리 조치’인 동시에 ‘위축된 민간 대출을 대신해 국영 금융기관의 대출 여력을 극대화함으로써 경기 하강을 방어하려는 베이징의 강력한 유동성 방어선 구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