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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美 패트리엇 직접 사 우크라 지원…겨울 방공망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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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美 패트리엇 직접 사 우크라 지원…겨울 방공망 보강

나토 PURL 통해 요격미사일 신규 구매…젤렌스키 300발 요구
EU도 ‘유럽산 우선’ 예외 승인…900억유로 차관으로 美 무기 구매 길 열어
지난 2024년 6월 11일(현지시각) 독일의 한 비공개 군사훈련장에서 장병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체계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4년 6월 11일(현지시각) 독일의 한 비공개 군사훈련장에서 장병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체계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 국가들이 겨울철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대비해 미국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새로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유럽 각국이 보유한 패트리엇을 우크라이나에 넘기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럽의 자금으로 미국산 요격미사일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다.

유럽연합(EU)도 우크라이나가 EU 차관으로 미국산 패트리엇을 살 수 있도록 ‘유럽산 우선 구매’ 원칙의 예외 적용을 승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국가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우크라이나 우선 요구목록(PURL)’에 낸 출연금으로 미국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구매해 키이우에 전달하는 방안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PURL은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미국산 무기를 유럽 등 나토 동맹국들이 자금을 내 구매하는 지원 체계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복수의 소식통은 새 요격미사일이 겨울이 오기 전에 우크라이나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 러 탄도미사일 공격 증가…젤렌스키 “패트리엇 300발 필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이 신규 패트리엇 구매를 서두르는 직접적인 이유는 겨울철 러시아의 공습 확대 우려다.

러시아는 겨울철마다 우크라이나의 발전소와 전력망 등 핵심 기반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해왔다. 최근에는 탄도미사일 공격도 증가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요격미사일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구매 계획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요청에 직접 대응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겨울이 오기 전까지 동맹국들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300발을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럽의 신규 구매 계획은 8일 열리는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미국도 회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독일, 체코 등 다른 동맹국들도 지원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 영국 1억파운드 추가…패트리엇 구매에 일부 사용


영국 정부는 회의를 앞두고 PURL에 1억파운드(약 1819억원)를 추가 출연한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이 가운데 일부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구매에 사용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지원은 앤디 버넘 영국 총리와 웨스 스트리팅 국방장관의 키이우 방문 이후 결정됐다고 영국 정부는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의 발표를 환영하며 ‘겨울 패키지’ 지원금이 추가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구매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핵심 기반시설과 민간 생활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확보가 “절대적인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 EU도 美 패트리엇 구매 예외 승인


우크라이나는 PURL을 통한 구매와 별도로 EU 지원 차관을 이용해 미국산 패트리엇을 살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달라고 요구해왔다.

EU는 2026~2027년 우크라이나에 총 900억유로(약 140조5000억원)의 지원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약 600억유로가 방위조달 지원에 배정돼 있다.

그러나 이 자금으로 구매하는 무기는 원칙적으로 EU와 우크라이나, 유럽경제지역·유럽자유무역연합(EEA-EFTA) 국가 등의 방위산업 기반을 활용하도록 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미국산 패트리엇은 이 원칙에 맞지 않아 별도의 예외 승인이 필요했다.

EU 회원국들은 7일 우크라이나의 예외 적용 요청을 승인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방공체계 핵심 제품 구매를 위한 예외 적용에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EU 자금으로 미국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유럽 방산 육성 원칙보다 ‘겨울 방공’ 급했다


이번 결정은 유럽이 우크라이나 지원과 동시에 자국 방위산업을 육성하려던 기존 방침과도 충돌한다는 지적이다.

여러 EU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대규모 차관이 미국 무기 구매로 빠져나가기보다 프랑스·이탈리아가 공동 개발한 SAMP/T 등 유럽산 방공체계 구매에 사용되기를 희망했다.

유럽 방위산업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미국 무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전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당장 필요로 하는 방공 능력 확보가 유럽산 무기 구매 원칙보다 우선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수준의 요격 능력을 겨울 전에 확보하려면 현재 실전에서 운용하고 있는 미국산 패트리엇을 추가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