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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회담] 中, 美의 'AI 개발 속도 조절' 요구 일축하며 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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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회담] 中, 美의 'AI 개발 속도 조절' 요구 일축하며 격돌 예고

앤스로픽 CEO "AI 안전 위협 속도 늦춰야" 주장에 中 "패권 유지용 악의적 술책" 맹비난
中 국가안전부장 "사이버 통제 상실 경고"… 자체 규제는 강화하나 글로벌 개발 중단은 '거부'
워싱턴 담판서 '공동 위험' 의제 논의… 상호 불신 속 구속력 있는 합의보단 '위기 소통 채널' 그칠 듯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5월 14일 베이징 천사를 순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5월 14일 베이징 천사를 순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오는 9월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워싱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공지능(AI)의 파멸적 안보 위협을 이유로 글로벌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미국 테크계의 요구를 중국 정부가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한 사다리 걷어차기’로 규정하며 전면 거부했다.

앞서 미국 유력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자율 AI 에이전트가 6~12개월 내에 인터넷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며 안전을 위해 최첨단 모델 개발 속도를 조절하고 대중국 반도체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백악관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와 외교부는 "미국 기업들의 위협론 유포는 중국의 부상을 억누르고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지키려는 이중 잣대"라며 즉각 반발했다.

중국 역시 내부적으로는 AI에 대한 '통제력 상실'과 사이버 공격 위험을 극도로 경계하며 엄격한 당정 규제를 펼치고 있지만,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지속되는 한 국가 주도의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추는 타협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9월 19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상하이·홍콩발 심층 분석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양국 간 AI 안보 갈등의 핵심 쟁점은 다음의 5가지 핵심 포인트로 압축된다.

1. 中의 반발: "개발 둔화 요구는 美의 기술 독점 노림수"


중국 정부는 미국의 개발 속도 조절 요구를 순수한 안전 우려가 아닌 정치적 견제로 규정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아모데이 CEO의 주장에 대해 "위협을 과장해 대립을 부추기고 악의적인 경쟁에 의존하는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환구시보(Global Times) 역시 논평을 통해 미국이 주장하는 '산업 규모 증류(Distillation·프론티어 모델의 출력을 활용해 후발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공격론을 반박했다.
중국 언론들은 모델 증류가 업계 전반의 보편적 관행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구소가 중국 모델을 증류하는 것은 묵인하면서 중국 기업의 행위만 지식재산권 침해나 공격으로 모는 것은 "오직 미국만 이겨야 한다는 노골적인 패권주의 이중 잣대"라고 날을 세웠다.

2. 중국의 속내: AI 위험 인정하나 '글로벌 자율 규제'는 거부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경고에 반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AI가 초래할 국가 안보 위험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

천이신 중국 국가안전부장은 최근 기고문에서 "미국의 최신 폐쇄형 모델들이 시스템 취약점을 스스로 악용하고 악성 코드를 능동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내에서 확산된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오픈클로(OpenClaw)'를 지목하며, 자율 에이전트가 기기를 원격 탈취하고 기밀을 유출할 수 있는 '통제력 상실'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는 지난 7월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시진핑 주석이 "AI는 반드시 인간의 철저한 감독과 통제 하에 머물러야 한다"고 천명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베이징 소재 컨설팅사 콘코디아 AI(Concordia AI)에 따르면, 2026년 초 중국 내 AI 신규 학술 논문 중 '에이전트 안전' 비중은 25%를 넘어섰다(2025년 초 8%).

그러나 글로벌 컨설팅사 WPIC의 제이콥 쿡 CEO는 "중국이 AI 안전 연구를 자체적으로 강화하더라도, 연구 둔화나 글로벌 자율 규제를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칩 제재처럼 자국 산업의 발목을 잡는 족쇄로 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3. 중국 기업의 현실: 실존적 위협보다 '즉각적 보안'과 기술 추격 집중


중국 테크 기업들은 인류 멸망과 같은 거대 담론보다는 당면한 사이버 보안 위협과 상업적 격차 좁히기에 매진하고 있다.

앤스로픽이 위험성을 이유로 배포를 중단한 사이버 특화 모델 '클로드 미토스(Mythos)'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도 전담 태스크포스를 꾸렸으나 기술 격차는 여전하다.

즈푸AI(Zhipu·Z.ai)가 '오픈소스의 방패'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 보안 감사 도구를 제공하는 등 자정 노력을 보이고 있으나, 화웨이의 에릭 쉬 순환 회장은 "투명한 오픈소스 위주의 중국 모델과 달리, 초거대 컴퓨팅 파워를 독점한 미국 기업들만이 첨단 모델의 진짜 위험을 체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중국 생태계의 더 빠른 연구를 촉구했다.

4. 미·중 AI 현주소: 성능은 美 우위, '실생활 도입'은 中이 압도


현재 글로벌 AI 판도는 미국의 폐쇄형(Closed-weight) 프론티어 모델과 중국의 개방형(Open-weight) 모델 간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형국이다.

기술적 연산 성능은 여전히 미국이 앞서 있지만, 사회적 보급 속도와 도입률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 응답자의 80%가 매주 1회 이상 생성형 AI를 사용한다고 답해 미국의 54%를 압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국산 저비용 오픈 웨이트 모델이 미국 기술 종속을 피하려는 제3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내 스타트업들마저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산 오픈 모델을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5. 정상회담 전망: 구속력 있는 합의 난망… '위기 소통 채널' 개설이 한계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정상회담 직전 뉴욕에서 최종 의제를 조율하는 가운데, 백악관은 이번 회담에서 AI의 '공동 위험(Shared Risks)'을 공식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의 쑨청하오 연구원은 "AI 위험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 초국가적 위협이므로 양국이 기술 통제와 무관하게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대다수 지정학 전문가들은 냉정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베칼(Gavekal)의 라일라 카와자 애널리스트는 "상호 불신과 미·중 테크 전쟁의 '죄수의 딜레마' 속에서 개발 속도 조절과 같은 구속력 있는 정책 합의는 불가능하다"며 "가장 현실적인 성과는 오판에 따른 충돌을 막기 위한 군사·안보 차원의 상시 위기 소통 핫라인 구축과 좁은 범위의 대화 채널 복원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워싱턴 AI 담판은, 향후 ‘초지능(AGI)의 통제력 상실이라는 인류 공동의 실존적 위협 앞에서도 지정학적 패권 장악이라는 국가 이익의 벽을 넘지 못하는 글로벌 기술 냉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오픈 모델 보급을 앞세운 중국의 생태계 확장과 원천 칩·컴퓨팅을 쥔 미국의 독점 봉쇄가 정면충돌하는 21세기 디지털 질서의 중대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