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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가는데, 서버 임대업체 빚더미는 턱밑까지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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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가는데, 서버 임대업체 빚더미는 턱밑까지 찼다

- TSMC, 매출 사상 최고치 경신 속 연산 임대기업 채권값은 반토막 수준 폭락
- 인공지능 출력값 단가 하락과 고금리 겹치며 특화 클라우드 자금 조달 창구 위축
-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 조절 시 글로벌 가치사슬 내 메모리 수요 향방 촉각
칩 제조사의 호황과 연산 공간 임대사업자의 부채 위기가 공존하는 분열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4이미지 확대보기
칩 제조사의 호황과 연산 공간 임대사업자의 부채 위기가 공존하는 분열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4

대만 TSMC가 2026년 3분기 467억 달러(약 61조9802억 원)라는 기록적 매출을 올렸으나 서버를 빌려주는 연산 임대업계 채무불이행 위험은 가파르게 치솟았다.

기술금융 분석 매체 디코딩 디스콘티뉴이티의 라파엘 도르나노 연구원은 10월 20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칩 제조사의 호황과 연산 공간 임대사업자의 부채 위기가 공존하는 분열 구조를 공개했다.

거대 기술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이어가는 흐름 속에서도 임대업계의 차환 창구가 막히면 가치사슬 전반의 서버 증설 속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칩 수요 폭발과 임대업체 부채 위기의 공존

인공지능 생태계 상단과 하단의 신용 상태가 극명하게 갈라섰다. 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약 44%로 상향하고, 고객 수요가 자사 생산능력을 크게 넘어섰다고 선언했다.

반면 그래픽처리장치와 데이터센터 공간을 사들여 임대하는 전문 클라우드 기업들은 심각한 신용 경색을 겪고 있다. 선두 주자인 미국 코어위브의 부채 보험 비용은 5년 안에 돈을 갚지 못할 확률이 절반을 넘는 위험 구간까지 치솟았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10월 16일까지 8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장 하락 기록을 세웠다.

이번 국면은 2000년 통신 버블과 빚이 쌓인 위치가 다르다. 당시에는 통신사들이 1조 달러(약 1327조 2000억 원)에 달하는 빚을 내 통신망을 깔았다가 단기 채권을 막지 못해 무너졌다.

반면 현재 아마존과 알파벳 등 거대 기술기업 5사는 연간 8000억 달러(약 1061조 7600억 원) 규모 설비투자를 집행하면서도 검색 광고와 소프트웨어 수익을 바탕으로 최장 100년 만기 장기 채권을 발행해 버티고 있다. 부채 뇌관은 자체 현금 창출력 없이 미래 임대료만 믿고 막대한 단기 자금을 끌어다 쓴 연산 임대 계층에 국한돼 있다.

떨어지는 토큰 가격과 치솟는 자금 조달 비용


인공지능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모델 산출물 단가는 급락세를 탔다. 시장조사 기관 실리콘 데이터의 토큰 지출 지수는 5월 말부터 8월 사이 40% 넘게 빠지며 100만 토큰당 1달러(약 1327원)를 밑돌았다. 버셀 게이트웨이 집계 기준으로 개방형 모델이 전체 사용량의 71.5%를 흡수하며 단가 인하 경쟁을 이끌었다.

반대로 돈을 빌리는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월 14일 연 5.33%까지 뛰어올랐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하이일드 채권 가산금리는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벌어졌다. 오라클의 5년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10월 8일 261비피(bp, 1bp=0.01%포인트)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로 인해 임대기업의 만기 채권은 시장에서 부실채권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코어위브의 2032년 만기 무담보 채권은 10월 14일 액면가 1달러당 79.5센트에 거래돼 채권 수익률이 연 15% 수준까지 폭등했다.

코어위브는 2027년 말까지 106억 달러(약 14조 683억 원)의 원금을 상환해야 하지만 장비 감가상각 기간(6년)보다 임대 계약 기간(2~5년)이 짧아 장비 재임대 시점의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신흥 임대사인 엔스케일의 모나크 캠퍼스 역시 460메가와트(MW) 전력 계약만 체결했을 뿐 실제 건설에 필요한 확정 자금을 유치하지 못한 상태다.

데이터센터 병목 현상과 국내 메모리 가치사슬


연산 임대업체의 자금줄 경색과 현장 건설 지연은 인공지능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설비 확충 속도에 변수로 떠올랐다.

임대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신규 자금 차환에 실패하면 주문해 둔 가속기 서버 구축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 칩 설계사인 엔비디아는 코어위브가 팔지 못한 유휴 용량을 최대 63억 달러(약 8조 3614억 원)까지 대신 사주기로 약정하며 고객사 신용을 보강하고 있다. 고객사의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유동성이 위축되면 서버 제조 및 부품 발주 일정의 분산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가속기 칩에 필수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를 양산하는 국내 반도체 공급망에도 간접적 관찰 대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의 기존 수주 물량이나 납품 일정에서 공식적으로 변동이 확인된 바는 없다.

향후 시장 흐름은 연산 임대 스타트업들이 고금리 환경에서 회사채 차환을 순조롭게 마칠 수 있는지에 좌우된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현금으로 설비투자 계획을 집행하고 전력 공급 계약이 제때 체결된다면 시장의 공급망 위축 우려는 완화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