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100억 달러·유로화 10억 유로 발행…단일 하이일드 채권 사상 세계 최대 규모
암 지분 가치 급등으로 美 투자회사법 규제 우회…13년 만에 미국 기관 투자자 공략
조달 자금으로 오픈AI 100억 달러 출자 충당…400억 달러 단기 브릿지론 전액 조기 상환
암 지분 가치 급등으로 美 투자회사법 규제 우회…13년 만에 미국 기관 투자자 공략
조달 자금으로 오픈AI 100억 달러 출자 충당…400억 달러 단기 브릿지론 전액 조기 상환
이미지 확대보기소프트뱅크그룹이 단일 하이일드 채권 발행으로는 사상 최대인 100억 달러 규모의 달러화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하며 거액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현지 금융시장 소식통들은 22일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적격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대규모 외화 표시 채권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고 전했다. 자회사 암(Arm)의 가파른 주가 상승을 지렛대 삼아 까다로운 미국 금융 규제를 정면 돌파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AI) 패권 장악을 위한 실탄을 대거 확보했다.
1조7000억엔 조달과 암의 마법
소프트뱅크그룹은 달러화 채권 100억 달러와 유로화 채권 10억 유로를 합쳐 총 약 1조 7000억 엔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조달했다.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하이일드) 채권의 단일 발행 규모로는 역대 최고치다. 미국 현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채권을 매각한 것은 지난 2013년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를 인수할 당시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이번 흥행의 일등 공신은 영국 반도체 설계 자회사 암의 눈부신 기업가치 성장이었다. 지난 4월부터 본격화된 암의 주가 급등세는 6월 말까지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소프트뱅크그룹이 지분 87%를 쥐고 있는 암의 가치가 폭발하면서, 지분법상 총자산 외형이 팽창하고 채권 상환 능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규제 우회 묘수와 4배 몰린 수요
미국 자본시장 공략의 최대 난제였던 법적 걸림돌도 암의 가치 상승으로 매끄럽게 해소됐다. 1940년 제정된 미국 투자회사법은 총자산 중 투자증권 비중이 40%를 초과하는 기업을 투자회사로 규정해 엄격한 공시 의무를 부과한다. 그러나 암은 단순 투자 대상이 아닌 지분 87%의 연결 종속회사여서 자산 산정 시 투자증권에서 제외됐다. 암의 지분 가치가 커질수록 모회사의 전체 자산 분모가 비대해져 비우호적 투자증권 비율이 법적 기준선인 40% 아래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덕분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록 신고서 제출을 면제받는 '규칙 144A' 제도를 활용해 초고속 자금 모집이 가능해졌다. 신용평가사 피치로부터 추가로 'BB+' 등급을 획득하며 복수 평가 조건을 갖추자 글로벌 자금이 쇄도했다. 당초 예상 발행액의 약 4배에 이르는 주문이 몰려들었고, 달러화 5.5년 만기 채권의 가산금리는 가조건 단계의 4.6%에서 4.2%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픈AI 실탄 확보와 고금리 역풍
확보된 유동성은 생성형 인공지능 생태계 확장에 즉각 투입됐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이번 조달액을 생성형 인공지능 선두 주자인 미국 오픈AI에 대한 100억 달러 추가 지분 출자 재원으로 전액 활용했다. 출자 준비 과정에서 일미 금융권으로부터 임시로 조달했던 400억 달러 규모의 단기 브릿지론 역시 이번 장기 채권 자금을 통해 만기를 5개월 앞당겨 전액 상환을 마쳤다.
다만 이번에 발행된 외화 채권의 표면금리가 연 7.125~9.750%에 달해 매년 지출해야 하는 이자 상환 부담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채권 시장을 통한 대규모 유동성 확보 통로를 계속 열어둘 수 있을지는 핵심 자회사인 암의 시가총액이 현재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느냐에 좌우된다. 인공지능 거품론 확산으로 기술주 주가가 급락해 자산 내 암 지분 가치가 쪼그라들고 연 7~9%대에 달하는 막대한 고금리 이자 부담이 누적된다면, 소프트뱅크그룹의 공격적인 인공지능 투자 드라이브는 심각한 유동성 경색에 부딪힐 공산이 크다.
고토 요시미쓰 소프트뱅크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3월 만기 예정이었던 대규모 브릿지론을 선제적으로 상환하고 이를 시장 친화적인 장기 자금으로 대체하는 재무 건전성 작업을 완수했다"라며 "전략 자회사들의 높은 시장 가치를 바탕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 기반을 다변화해 미래 인공지능 투자 기회를 빈틈없이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