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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美 미시간에 5,000만 달러 규모 '다중 경로' 배터리 연구소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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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美 미시간에 5,000만 달러 규모 '다중 경로' 배터리 연구소 가동

미시간주 살린에 3만 평방피트 규모 '북미 배터리 센터' 개소… 발표 3년 만에 완공
순수전기차(BEV)·하이브리드(HEV)·플러그인(PHEV)·수소연료전지(FCEV) 배터리 전방위 평가
원자재·셀 검증부터 전고체 연구·수명주기 재활용까지 총괄… 미시간대 산학 협력 인력 육성
토요타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로고. 사진=로이터
글로벌 완성차 1위인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미국 미시간주에 차세대 차량용 배터리 연구개발(R&D)과 성능 평가를 전담할 대규모 핵심 연구소를 공식 개소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했다.

단일 화학 조성이나 특정 전기차 유형에만 집중하는 경쟁사들의 전략과 달리,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순수 배터리 전기차(BEV), 나아가 수소 연료전지차(FCEV)에 탑재되는 모든 배터리 시스템을 하나의 연구소에서 통합 검증하는 이른바 '다중 경로(Multi-pathway)' 전략을 북미 R&D 심장부에 완벽히 구현했다는 평가다.

10월 21일(현지시각) 미국 친환경 모빌리티 전문매체 그린리빙가이(Green Living Guy)와 현지 보도에 따르면, 토요타 북미법인은 2026년 10월 1일 미시간주 살린(Saline)에 위치한 R&D 캠퍼스 부지에 약 5,000만 달러(약 680억 원)를 투입한 3만 평방피트(약 2,787㎡) 규모의 첨단 연구 시설인 '북미 토요타 배터리 센터(TBC·Toyota Battery Center of North America)'를 공식 오픈했다.

지난 2023년 6월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한 지 약 3년 만의 결실이다.

제조 공장 아닌 '기술 평가 허브'… 셀 성능실부터 극한 환경 챔버 구축


이번에 문을 연 미시간 센터는 배터리 셀을 대량 양산하는 공장이 아니라, 배터리 기초 화학 기술을 차량 시스템 단위로 검증하고 최적화하는 '평가 및 테스트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센터 내부에는 첨단 셀 성능 실험실을 비롯해 혹한·혹서의 온도 변화를 모사하는 열 챔버(Thermal Chamber), 극한의 주행 충격을 견디는 진동 내구성 시험실, 신기술 개발실 등이 집약됐다.

이를 통해 실험실 단계의 단일 셀 단위 테스트에 머물지 않고 모듈과 팩, 완성차 결합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배터리 전 주기에 걸친 복합 시험을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이 연구소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건설 중인 대규모 배터리 생산 공장(TBMNC)과 북미 전역에 포진한 완성차 조립 공장들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기술 지원 센터 역할을 전담하게 된다.

원자재 조달부터 전고체 연구·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전 주기 포괄

연구 범위는 주행거리와 출력 향상이라는 단순 성능 평가를 훌쩍 넘어선다.

원자재 채굴 및 소싱 단계의 환경 영향 평가부터 차량 탑재 후 가혹 조건 테스트, 배터리 수명 종료 후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프로세스까지 배터리의 전체 수명주기(Life-cycle)를 모두 연구 영역에 포함했다.

특정 배터리 화학 구조에 종속되지 않는 '애그노스틱(Agnostic) 셀 기술' 접근법도 특징이다.

기존 삼원계(NCM)나 인산철(LFP) 리튬이온 배터리는 물론,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소재를 적용해 에너지 밀도와 화재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전고체(Solid-State) 배터리의 물성 및 패키징 테스트도 동시에 진행된다.

토요타 측은 특정 배터리 화학 성분이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는 섣부른 단일 베팅 대신, 기술 성숙도와 비용 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용적 연구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3분기 美 전동화 판매 28.5% 급증… 미시간대와 손잡고 차세대 엔지니어 양성


이번 R&D 허브 가동은 토요타의 북미 전동화 실적 호조세와 맞물려 있다.

토요타는 2026년 3분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한 36만 3,367대의 전동화 모델(HEV·PHEV·BEV 포함)을 판매했다. 전용 전기차 라인업인 bZ 시리즈 역시 3분기 미국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 상위 4위권에 안착하는 등 실질적인 판매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현지 자동차 산업 생태계와의 인력 연계도 본격화된다.

토요타는 미시간대학교 전기차 센터(University of Michigan EV Center)의 창립 멤버로서, 살린 배터리 센터의 첨단 인프라를 대학 연구진과 학생들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대학 연구팀이 배터리 신소재와 기초 셀을 연구하면, 토요타 연구소가 이를 모듈과 팩 단위로 검증하는 긴밀한 산학 협력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북미 배터리 엔지니어 부족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미국 미시간주는 현재 토요타 R&D 본사를 필두로 LG에너지솔루션 랜싱 법인, 제너럴 모터스(GM) 배터리 부문이 집결하며 북미 최대의 배터리 연구·제조 클러스터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분석가들은 "토요타의 이번 미시간 배터리 연구소 가동은 '전기차 전환 지연'이라는 시장의 비판을 방어하는 것을 넘어, 하이브리드부터 수소까지 아우르는 자사의 광범위한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뒷받침할 실질적 기술 토대를 다진 조치"라며 "향후 충전 인프라와 보조금 정책의 변동성이 큰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토요타의 '다중 경로' 실용주의가 시장 지배력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