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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공사 일반석 줄인다…고급 좌석 비중 70%까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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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공사 일반석 줄인다…고급 좌석 비중 70%까지 확대

아메리칸항공, 좌석 30%로 항공권 매출 절반 창출…델타는 신형 여객기 좌석 재편
유나이티드 '빈 가운데 좌석' 도입…고유가 속 프리미엄 수익성 강화
지난 2008년 8월 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 에미레이트항공의 에어버스 A380 여객기 내부에 비즈니스석 좌석들이 배치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08년 8월 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 에미레이트항공의 에어버스 A380 여객기 내부에 비즈니스석 좌석들이 배치돼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이 일반석 비중을 줄이고 고급 좌석을 확대하면서 항공기 내부의 좌석 배치와 수익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일부 항공사는 특정 항공편의 프리미엄 좌석 비중을 최대 7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반석보다 넓은 공간과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특히 아메리칸항공은 전체 좌석의 약 30%를 차지하는 프리미엄 상품에서 항공권 매출의 절반가량을 거두고 있어 고급 좌석의 수익성이 항공사들의 사업 전략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다.

AFP통신은 이란 전쟁으로 항공유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미국 항공사들이 고급 좌석과 기내식, 공항 라운지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좌석 30%가 매출 절반…일반석보다 최대 6배 비싸


항공사들이 프리미엄 좌석에 집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미국 퍼듀대의 볼로디미르 빌로트카 항공경제학 교수에 따르면 비즈니스석 한 좌석이 차지하는 공간은 일반석 약 4개와 맞먹을 수 있지만 판매가격은 일반석의 5~6배에 달한다.

공간을 더 많이 사용하더라도 높은 운임을 통해 일반석보다 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메리칸항공의 실적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회사의 최근 분기 프리미엄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5% 증가했다. 일반석 매출 증가율보다 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아메리칸항공은 현재 전체 좌석의 약 30%에서 항공권 매출의 절반가량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항공사들은 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을 이용하지 않는 승객에게도 추가 요금을 받는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더 넓은 다리 공간을 제공하거나 비행기 앞쪽에 앉아 먼저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에는 최대 200달러(약 27만원)의 추가 요금이 붙기도 한다.

◇델타, 프리미엄 좌석 최대 70% 검토…A350 좌석 구조 변경


델타항공은 프리미엄 좌석 확대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항공사 가운데 하나다.

델타의 에크렘 딤빌로글루 기내 전략·고객경험 담당 임원은 “20년 전에는 항공기 좌석의 90%가 일반석이었다며 앞으로 일부 항공편에서는 프리미엄 좌석 비중이 70%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델타는 신형 에어버스 A350 여객기에 프리미엄 좌석 약 150석과 일반석 161석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급 좌석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기내 서비스도 차별화하고 있다.

델타는 고급 좌석 상품인 '델타원'에 프리미엄 와인과 와규 버거 등 고급 기내식을 도입하고 기내 엔터테인먼트용 화면도 확대했다.

기내식 품질을 높이기 위해 영국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셰프 사이먼 헐스톤과 수상 경력이 있는 소믈리에 앤드리아 로빈슨도 영입했다.

고급 좌석의 공간과 음식,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함께 개선해 높은 운임을 지불할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유나이티드, 가운데 좌석 비운다…젯블루도 국내선 일등석 확대


다른 미국 항공사들도 일반석과 비즈니스석 사이의 새로운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 7월 승객 옆의 가운데 좌석을 비워두는 새로운 이코노미 플러스 서비스를 발표했다.

일반석 승객이 추가 요금을 내면 옆 좌석에 다른 승객이 앉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유나이티드는 올해 말부터 일부 항공편에 해당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젯블루항공도 지난 9월 미국 국내선에 새로운 일등석 상품인 '블루퍼스트'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조애나 게러티 젯블루 최고경영자(CEO)는 “고객들 사이에 더욱 고급화된 여행 경험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좌석의 증가세는 항공업계 전반에서 확인된다.

항공 전문매체 스키프트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미국 항공편의 프리미엄 좌석 수는 33% 증가했다.

이는 일반석 증가율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2015년부터 2026년까지 프리미엄 좌석 공급량을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앞으로 팔꿈치를 놓을 공간을 더 넓게 제공하는 상품 등도 추가할 계획이다.

◇유럽도 고급 좌석 확대…A380 위층 전체 프리미엄 전환


프리미엄 좌석 확대는 미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영국 브리티시항공은 지난달 복층 구조의 에어버스 A380 여객기 위층 전체를 프리미엄 좌석으로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항공 데이터 분석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스카이팀, 원월드, 스타얼라이언스 등 세계 3대 항공동맹 소속 42개 항공사와 중동 항공사들의 전체 좌석 가운데 프리미엄 좌석 비중은 19%에 달한다.

2019년 17.1%에서 1.9%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고급 좌석을 선호하는 승객이 늘면서 기내식 사전 선택, 무료 무선인터넷, 고급 공항 라운지 등 부가서비스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

과거 저가항공사로 알려졌던 사우스웨스트항공도 공항 라운지 신설과 개선에 나서는 등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고유가 속 수익성 개선…저가항공사에는 새로운 기회


항공사들이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높은 항공유 가격에 따른 비용 부담도 있다.

이란 전쟁 이후 항공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항공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승객을 확보하는 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

일반석 공급을 확대하는 것보다 프리미엄 상품을 판매해 좌석당 매출을 높이는 전략이 비용 상승에 대응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고급 좌석 확대가 모든 항공사에 동일한 이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높은 운임을 감당할 수 있는 승객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재편하면 저렴한 항공권을 원하는 고객들의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다.

AFP는 주요 항공사들이 고급화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저가항공사들이 가격에 민감한 승객을 확보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저가항공사 역시 항공유 가격 상승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일반석을 완전히 없앤 주요 항공사는 없지만 프리미엄 좌석의 지속적인 확대는 항공기 좌석 구성과 항공권 판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