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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ETF 매각 8600억엔 가속…112년서 43년 단축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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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ETF 매각 8600억엔 가속…112년서 43년 단축 속셈

2027년 1월부터 연간 매각액 8600억 엔으로 증액…처분 기간 43년으로 단축
매각 차익 확대로 국고 납부금 증액…다카이치 적극 재정과 정무적 공조 모색
40% 감축 TOPIX 개혁과 연동…114조 엔 자산 비대화 속 시장 충격 최소화
일본 국기가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사 꼭대기에 펄럭이고 있다. 2025년 12월 19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국기가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사 꼭대기에 펄럭이고 있다. 2025년 12월 19일. 사진=로이터


일본은행이 오는 2027년 1월부터 상장지수펀드 매각 규모를 연간 8600억 엔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확정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10월 30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자산 축소 가속화 방침이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앞두고 통화 긴축에 신중한 정권과의 마찰을 피하는 한편 매각 이익을 국고로 환원해 정책 연대를 과시하려는 복합적인 포석이다.

연간 8600억엔 처분과 43년 단축


매각 속도는 종전보다 두 배 이상 빨라진다. 기존에는 장부가 기준으로 연간 약 3300억 엔어치를 처분해 왔다. 시가 기준 매각 예상액은 연간 2조 4600억 엔 안팎에 이른다.

완료 시점도 대폭 당겨졌다. 기존 매각 속도로는 잔여 물량을 모두 정리하는 데 약 112년이 걸릴 것으로 계산됐다. 새로운 매각 일정에 돌입하면 처분 완료 시기는 약 43년으로 앞당겨진다. 일본은행은 2026년 3월 말 기준 프라임 시장 시가총액의 약 8%를 간접 보유했다. 당시 시가 기준 보유액은 약 94조 엔이었다. 장부가 대비 평가이익은 약 57조 엔에 달했다. 2026년 1월 사상 첫 매각에 돌입한 이후 주식시장의 매매 대금이 늘어났다는 판단 아래 조기 확대를 결단한 셈이다.

국고 납부금 증액과 정권 밀착 카드


시장에서는 조기 결정 배경의 정치적 함수에 주목한다. 일본은행은 10월 회의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를 지나치게 부각할 경우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에 조심스러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과 마찰을 빚을 수 있었다.

해법은 재정 기여였다. 매각 속도를 높이면 정부로 귀속되는 국고 납부금을 큰 폭으로 불릴 수 있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증가분의 성격이 세외수입인 만큼 예산 편성에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6일 매각 차익을 국가 정책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2028년 봄으로 예정된 차기 총재 인사를 앞두고 중앙은행이 정권의 핵심 재정 요구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갖춘 셈이다. 상반기 결산 발표를 앞두고 보유액이 20조 엔 급증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9월 말 시가 기준 보유액은 약 114조 엔으로 추산된다. 자산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전에 처분 의지를 선제적으로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지수 개편 압박과 기술주 급락 반증


자산 매각 정책이 계획대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증시 수급 부담을 흡수하고 글로벌 기술주 변동성을 견뎌내느냐에 좌우된다. 일본거래소그룹은 2028년 7월까지 지수 구성 종목을 약 40% 줄이는 개혁안을 내놓았다.

성장성이 낮은 한계 기업까지 무차별 매입해 시장 효율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지수 개편에 맞춘 자산 매각은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기술주 투매가 장기화해 도쿄 증시가 얼어붙는다면 자산 강제 처분은 오히려 시장을 무너뜨리는 뇌관이 될 공산이 크다. 반대로 지수 안정 속에 매각이 순항한다면 일본은행은 통화정책 정상화의 가장 큰 난제를 풀어낼 전망이다.

니세이기초연구소의 이데 신고 연구원은 "시장 환경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다면 매각 규모를 한 단계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