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영성-감성, 삼성(三性)이 부족한 삼성(三星)
[글로벌이코노믹=곽호성 기자]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엄청난 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업계와 학계에서는 삼성전자에 개성, 영성(靈性), 감성이 부족하다고 우려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삼성전자에 개성과 영성, 감성을 불어 넣으려면 개성과 영성, 감성이 충분한 인재가 입사해야 한다. 이런 인재의 사례를 스티브 잡스라고 생각해보자. 과연 올해 이 나라에서 스티브 잡스가 환생한다면 삼성전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할 수 있을까? 많은 업계인사들과 학계인사들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한다.
삼성전자는 세계적 인재영입에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과연 제2, 제3의 스티브 잡스가 될 인재들을 충분히 등용하고 그들의 영재성이 자랄 수 있도록 조건을 마련해 주고 있을까? 업계인사들은 이 질문에 제2, 제3의 스티브 잡스가 삼성전자에서 자라고 있다면 삼성전자가 지금과 달랐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 개성이 부족한 삼성전자
이 대회는 올해 14번째로 개최된 팀 중심의 창의력 대회다. 전국 16개 시-도별 예선대회를 통과한 100팀 654명이 본선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참가 팀들은 창작공연을 통해 창의성을 표현하는 ‘표현과제’, 대회 현장에서 받은 재료를 활용해 과학 원리를 응용한 구조물을 만드는 ‘제작과제’, 즉석 문제에 대해 해결능력을 평가하는 ‘즉석과제’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런 시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삼성전자 임직원 스스로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창의적 사고를 해야만 삼성전자만의 개성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조직 자체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를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지금의 취업풍토에서 스티브 잡스같은 인물이 삼성전자에 입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상명대 대학원 게임학과 홍진표 겸임교수는 “창의력 있는 인재가 나오는 사회는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이고 국민소득도 높은 수준인 사회”라며 “창의력 개발은 사회 전체를 고쳐야 하고 교육과정을 바꾸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학교나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우리 교육의 특징은 획일적인 제도권 교육만 시키고 눈에 보이지 않는 창의력이 증진되는 교육은 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창의력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사회 자체가 자유롭고 다양한 사람들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의 지적을 생각해 보면 삼성전자가 창의력 있는 인재를 많이 받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조직이 스티브 잡스와 같은 ‘괴짜’들을 포용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영성(靈性)이 부족한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영혼이 있는 기업인가? 이 질문에 대해 업계인사들은 이병철 시대의 삼성전자에게는 ‘사업보국’이 영혼이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현재 삼성전자의 영혼은 무엇인가?
영혼이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한 기업이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은 바로 ‘핵심가치’다. 핵심가치는 한 기업의 구성원들이 언제나 함께 지향하는 가치이며, 그 기업만의 문화다. 핵심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은 경영학도들은 진통제 타이레놀의 사례를 든다.
1982년 미국 제약업체 존슨앤존슨은 캡슐형 타이레놀에 누군가 독극물을 주입한 사건이 터지자 관련 제품을 해당 지역(시카고)은 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에서 긴급히 전량 수거했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라고 알렸다. 불과 1년이 흐른 뒤 존슨앤존슨은 시장을 되찾았고 소비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업계인사들과 국민들은 삼성전자가 영혼이 있는 기업이라면 국민들을 위해 스마트폰 액정 수리비용을 할인해 줘야 하고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투자와 고용 및 경제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원천기술 개발에 좀 더 투자하고 국내 과학기술 진흥에 앞장서며 사회공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삼성전자가 핵심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믿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를 내놓아야 하고 ▲ 일관성 있게 진행되어야 하며 ▲ 삼성전자 내 제도와 절차 속에 자연스럽게 핵심가치가 녹아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업계에서는 충고하고 있다.
박진규 칼럼니스트는 “삼성전자는 더 젊어질 필요가 있고 삼성전자가 삼성전자만의 매력을 가지고 대중에게 어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애플이나 IBM은 쿨함과 휴머니즘이란 그 특유의 아이덴티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삼성전자는 아직도 잘 나가는 기업을 벤치마킹할 뿐 기업 자체가 지니고 있는 아이덴티티는 뚜렷하지 않다”며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만들어나가느냐가 따라 삼성전자가 앞서가는 기업이 될지 뒤처지는 기업이 될지 결정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감성이 부족한 삼성전자
2007년 5월 14일 국내 언론은 삼성전자를 이야기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뭐냐는 대학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기사로 다뤘다. 설문조사 결과는 178㎝ 키에 근육질 체형, 계란형 얼굴의 도회적 느낌을 가진 30대 초반 ‘전문직 남성’이 생각난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