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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도 입사 불가능한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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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도 입사 불가능한 삼성전자

개성-영성-감성, 삼성(三性)이 부족한 삼성(三星)
[글로벌이코노믹=곽호성 기자]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엄청난 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업계와 학계에서는 삼성전자에 개성, 영성(靈性), 감성이 부족하다고 우려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에 개성과 영성, 감성을 불어 넣으려면 개성과 영성, 감성이 충분한 인재가 입사해야 한다. 이런 인재의 사례를 스티브 잡스라고 생각해보자. 과연 올해 이 나라에서 스티브 잡스가 환생한다면 삼성전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할 수 있을까? 많은 업계인사들과 학계인사들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한다.

삼성전자는 세계적 인재영입에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과연 제2, 3의 스티브 잡스가 될 인재들을 충분히 등용하고 그들의 영재성이 자랄 수 있도록 조건을 마련해 주고 있을까? 업계인사들은 이 질문에 제2, 3의 스티브 잡스가 삼성전자에서 자라고 있다면 삼성전자가 지금과 달랐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개성이 부족한 삼성전자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특허청과 공동으로 청소년들이 다양한 상상력을 표현하고,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7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코엑스에서 '2014 대한민국 학생 창의력 챔피언대회'를 개최했었다.

이 대회는 올해 14번째로 개최된 팀 중심의 창의력 대회다. 전국 16개 시-도별 예선대회를 통과한 100654명이 본선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참가 팀들은 창작공연을 통해 창의성을 표현하는 표현과제’, 대회 현장에서 받은 재료를 활용해 과학 원리를 응용한 구조물을 만드는 제작과제’, 즉석 문제에 대해 해결능력을 평가하는 즉석과제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런 시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삼성전자 임직원 스스로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창의적 사고를 해야만 삼성전자만의 개성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조직 자체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를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지금의 취업풍토에서 스티브 잡스같은 인물이 삼성전자에 입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스티브잡스이미지 확대보기
▲스티브잡스
삼성전자에 대졸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기 위해서는 S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SSAT 통과 이후에도 여러 번의 면접을 거쳐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당연히 삼성전자라는 조직의 입맛에 맞는 인재들이 거의 대부분 합격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 같은 괴짜가 삼성전자에 입사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려울 수 밖 에 없다.

상명대 대학원 게임학과 홍진표 겸임교수는 창의력 있는 인재가 나오는 사회는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이고 국민소득도 높은 수준인 사회라며 창의력 개발은 사회 전체를 고쳐야 하고 교육과정을 바꾸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학교나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우리 교육의 특징은 획일적인 제도권 교육만 시키고 눈에 보이지 않는 창의력이 증진되는 교육은 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창의력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사회 자체가 자유롭고 다양한 사람들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의 지적을 생각해 보면 삼성전자가 창의력 있는 인재를 많이 받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조직이 스티브 잡스와 같은 괴짜들을 포용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영성(靈性)이 부족한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영혼이 있는 기업인가? 이 질문에 대해 업계인사들은 이병철 시대의 삼성전자에게는 사업보국이 영혼이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현재 삼성전자의 영혼은 무엇인가?

영혼이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한 기업이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은 바로 핵심가치. 핵심가치는 한 기업의 구성원들이 언제나 함께 지향하는 가치이며, 그 기업만의 문화다. 핵심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은 경영학도들은 진통제 타이레놀의 사례를 든다.

1982년 미국 제약업체 존슨앤존슨은 캡슐형 타이레놀에 누군가 독극물을 주입한 사건이 터지자 관련 제품을 해당 지역(시카고)은 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에서 긴급히 전량 수거했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라고 알렸다. 불과 1년이 흐른 뒤 존슨앤존슨은 시장을 되찾았고 소비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업계인사들과 국민들은 삼성전자가 영혼이 있는 기업이라면 국민들을 위해 스마트폰 액정 수리비용을 할인해 줘야 하고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투자와 고용 및 경제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원천기술 개발에 좀 더 투자하고 국내 과학기술 진흥에 앞장서며 사회공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삼성전자가 핵심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믿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를 내놓아야 하고 일관성 있게 진행되어야 하며 삼성전자 내 제도와 절차 속에 자연스럽게 핵심가치가 녹아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업계에서는 충고하고 있다.

박진규 칼럼니스트는 삼성전자는 더 젊어질 필요가 있고 삼성전자가 삼성전자만의 매력을 가지고 대중에게 어필 할 수 있어야 한다애플이나 IBM은 쿨함과 휴머니즘이란 그 특유의 아이덴티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삼성전자는 아직도 잘 나가는 기업을 벤치마킹할 뿐 기업 자체가 지니고 있는 아이덴티티는 뚜렷하지 않다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만들어나가느냐가 따라 삼성전자가 앞서가는 기업이 될지 뒤처지는 기업이 될지 결정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성이 부족한 삼성전자

2007514일 국내 언론은 삼성전자를 이야기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뭐냐는 대학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기사로 다뤘다. 설문조사 결과는 178키에 근육질 체형, 계란형 얼굴의 도회적 느낌을 가진 30대 초반 전문직 남성이 생각난다는 것이었다.

항목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성별이 남성이라는 응답이 74.4%였다. 여성(25.6%)이라는 응답비율에 비해 훨씬 높았다. 업계에서는 위 조사에서 나온 응답과 7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의 응답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 조사결과를 분석해 보면 국민들이 삼성전자를 바라 볼 때 여성보다는 남성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는 따뜻한 감성 중심의 조직이기 보다 차가운 이성 중심의 조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더군다나 삼성의 로고는 차가운 느낌을 주는 파란색이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의 주력모델은 김연아와 전지현이다. 김연아는 동계스포츠를 하는 선수로 빙판에서 세련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전지현도 따뜻하고 포근한 이미지를 가진 연예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전자는 세련되고 아름답지만 따뜻함감성이란 면에 있어서는 취약하다는 것이 업계와 학계의 평가다.

삼성전자와 대조적인 집단이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LG전자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배경에는 LG전자 박종석 MC본부장(사장)'감성 혁신'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 감성혁신의 핵심은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고 생활에 유용한 기능이 무엇인지 파악해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여의도LG트윈타워에서모델이'LGG3비트'를들고포즈를취하고있다.LG전자=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여의도LG트윈타워에서모델이'LGG3비트'를들고포즈를취하고있다.LG전자=제공
'감성혁신'은 지난 201011MC사업본부장으로 부임한 박종석 사장이 주창한 LG전자의 목표다. LG전자의 성공작인 'G3'에는 전작 G2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획기적인 기술이 담긴 것은 아니다. 이런 점은 갤럭시S5와 비슷하다. 그렇지만 사용자 편의를 위해 꼼꼼히 정성을 들여 노력한 면이 보인다. 이렇게 소비자들의 고객 눈높이에 맞춘 것이 LG전자 G3의 성공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LG전자가 G3로 반격하기 전까지 삼성전자는 확고부동한 강자였고 LG전자는 겨우 따라가는 입장이었다.

며칠 전 한 삼성전자 직원은 갤럭시S5는 세계에서 어마어마하게 팔아도 조용하더니 왜 G3를 갖고 야단인지 모르겠다며 푸념을 했다.

대중은 항상 강자에게만 환호하는 것은 아니다. 약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약자가 힘을 길러 일어났을 때 환호하는 일도 많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동안 승승장구하면서 따뜻한 감성보다는 냉철한 이성, 겸손보다는 자부심에 가득 찬 모습, 나누기보다는 장악하려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에 따른 반발심리가 G3 돌풍의 이면에 있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