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스마트폰·OS 직접 만들 수 있다" 발언…해프닝 그쳐
암호화폐 체굴, 스타링크 접속 등…스펙 불균형에 실패 가능성
암호화폐 체굴, 스타링크 접속 등…스펙 불균형에 실패 가능성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그동안 애플과 구글의 과도한 인앱 수수료에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머스크는 자신의 트윗에 "애플이 트위터를 앱스토어에서 금지하겠다는 위협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애플은 그 이유를 우리에게 설명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근 머스크가 팀 쿡 애플 CEO와 만나면서 애플과 트위터의 갈등은 풀렸지만 이 과정에서 언급된 '테슬라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한 팟캐스트 트위터 계정에는 "만약 애플과 구글이 앱마켓에서 트위터를 퇴출한다면 머스크는 자체 스마트폰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다른 길이 없다면 대체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후면에는 쿼드러플 카메라가, 전면에는 펀치홀 싱글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다만, 전면 카메라 구멍이 완전 검게 나타나지 않아 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를 포함했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폰아레나 등 외신에서 추측한 바에 따르면 암호화폐 채굴과 함께 스타링크 연결 등 아이폰이나 갤럭시 시리즈가 갖지 못한 혁신 기능을 대거 탑재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전자업계에서는 테슬라폰의 출시 가능성을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혁신 기능에 집중한 나머지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등 기본 기능이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혁신 기능에 걸맞은 스펙을 갖추더라도 단가가 너무 높아질 수 있어 소비자의 심리적 한계를 넘을 수 있다.
실제로 암호화폐 채굴의 경우 전력 사용량이 워낙 많아 일반적인 배터리로 이 기능을 쫓아갈 수 없다. 또 테슬라폰이 나오게 된다면 iOS나 안드로이드가 아닌 별도의 운영체제(OS)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미 자체 OS인 '하모니'를 사용하는 화웨이 스마트폰처럼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기능적인 문제 외에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테슬라폰이 성공적으로 끼어들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샤오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오포, 비보 등이 점유율을 가져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테슬라폰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구글의 픽셀폰조차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게 대표적인 예시다.
또 현재 모바일 시장에서는 단순히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에코 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 구글이 스마트 워치와 노트북 등 픽셀폰과 연동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내놓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만약 테슬라폰이 출시된다면 테슬라 전기차와 연동돼 혁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테슬라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100만 대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스마트폰 판매와 연계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 스마트폰 충전기나 배터리 사업도 하고 있지만, 에코 시스템을 구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테슬라폰'은 해프닝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머스크와 애플이 화해하고 트위터 내 애플 광고가 재개된 상황에서 머스크가 굳이 '테슬라폰'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다만 현재 전 세계에서 최고의 화제에 오르는 인물인 머스크와 테슬라 브랜드를 적용한 스마트폰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폰'은 과거 '프라다폰'이나 '람보르기니폰'과 같은 이벤트성 프리미엄 폰이 적당해 보인다"라며 "삼성, 애플과 경쟁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 될 것 같다. 어쩌면 픽셀폰을 따라잡기도 버거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