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경쟁사보다 압도적 금액 제시
최종 사업자 선정 시 영상 규제 완화 기대
최종 사업자 선정 시 영상 규제 완화 기대

앞서 KBO리그 뉴미디어 중계권을 가진 포털 사이트(네이버, 다음)-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 컨소시엄이 프로야구 영상을 SNS나 유튜브 등에 올리는 것을 금지해왔다. 지난 2019년 2월 KBO리그가 통신·포탈 컨소시엄과 5년 총액 1100억원(연평균 220억원)의 뉴미디어 중계권을 계약할 당시 구단들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KBO리그 경기 영상 관련 모든 권리를 양도했기 때문에 발생한 참사였다.
통신·포탈 컨소시엄은 2021년 5월부터 개인 SNS 등에 경기 장면 등을 올리면 '48시간 내 영상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5월부터 법적 조처를 할 수 있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발송했다. 때문에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이나 경기 중인 선수들의 모습 등을 한 장면도 쓸 수 없었다. 심지어는 KBO도 공식 채널은 물론 각 구단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도 경기 영상은 한 장면도 쓸 수 없는 웃기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인기에 일조한 팬들은 지나치게 강경한 조치에 즉각 반발했으나 계약 조항 때문에 KBO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팬들은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생성한 '움짤'까지 막는 것은 과한 제재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쳐왔다. 때문에 프로야구 팬으로서는 이번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KBO는 CJ ENM을 2024~2026년 KBO 유무선 중계권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세부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야구계에 따르면 CJ ENM은 입찰 액수는 물론 미디어 플랫폼의 확장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여타 컨소시엄을 따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를 TV, IPTV 등 전통적인 미디어 대신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으로 시청하는 인구가 늘면서 야구계는 플랫폼 폐쇄성보다는 개방성을 앞세운 CJ ENM에 보다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CJ ENM과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 그리고 에이클라(SPOTV)가 참여했지만 CJ ENM은 연간 400억원 이상의 거액을 제시해 경쟁사를 눌렀다. 경쟁사들이 연간 200억원, 300억원을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금액 제시다.
그러고도 CJ ENM은 프로야구 영상을 팬들이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앞선 통신·포탈 컨소시엄은 중계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했다는 이유로 팬들의 팬심을 모두 '불법 영상'으로 간주하고 일방적 제재를 가해 팬들이 떠나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CJ ENM은 그러한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팬들의 지지까지 확보했다.
이제 CJ ENM이 KBO와 세부협상을 진행한 후 최종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로 확정되면 올해부터는 팬들이 자유롭게 야구 영상 소스를 가공해 2차 창작물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에 다시 프로야구 영상이 넘쳐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