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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분할매각 된다…포스코·현대차·CJ, 유력 인수후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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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분할매각 된다…포스코·현대차·CJ, 유력 인수후보로

해수부, 대통령 업무보고 통해 HMM 민영화 방침 보고
산은·해진공 보유지분만 5조원대, 몸값10조원 넘을듯

전남 광양항에 정박한 HMM의 68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홍콩(Hongkong)호’가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HMM이미지 확대보기
전남 광양항에 정박한 HMM의 68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홍콩(Hongkong)호’가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이 매각된다. 이에 따라 HMM의 새주인이 누가 될 것 인지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어제 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된 업부보고를 통해 HMM 민영화 계획을 보고했다. 상반기에만 10조원대에 달하는 매출액을 기록한 HMM의 정부 보유 공공지분을 분할 매각하는 방식으로 새주인을 찾겠다는 것이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HMM이 흑자가 계속 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HMM을 계속 가져갈 수는 없다"며 HMM 민영화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전제 지분의 76%가 공공소유 지분이 되는 만큼 민간기업이 경영권을 단숨에 확보하려면 상당한 금액이 필요하다"며 분할매각 방식을 거론했다. HMM의 공공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해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M은 2분기말(6월30일) 기준 한국산업은행(산은)이 전체 지분의 20.96%를 보유 중이며, 해수부 산하의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도 19.96%를 갖고 있다.

해당 지분을 11일 종가(2만5300원) 기준으로 인수할 경우 최소 5조원대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산은과 해진공은 보유 지분 외에도 HMM의 영구채 2조6798억원(3월말 기준)을 보유 중이다. 이를 모두 지분으로 전환하게 되면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의 전체 지분은 74.1%가 된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HMM의 현재 가치가 10조원 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갖고 있는 보유 지분 가치가 이미 10조원대에 달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할 경우 HMM의 몸값은 더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규모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집단들이 HMM의 유력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현대차·포스코·CJ 등이 주목받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포스코그룹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해운물류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다 기존 물류업체들의 반발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주력사업인 철강 원자재와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식량사업, 포스코에너지의 LNG 사업 등 그룹 내 수요도 높은 만큼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현대차그룹과 CJ그룹은 그룹 내 주력 계열사로 각각 현대글로비스와 CJ대한통운을 두고 있다. 여기에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까지 추가할 경우 기존 물류사업과의 시너지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HMM의 3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SM그룹도 주목하고 있다. SM그룹은 SM상선, 대한상선 등 해운물류 계열사들과 함께 우오현 회장이 HMM의 지분 5.52%를 보유 중이다. 다른 대기업들 대비 자금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정부가 분할매각 방침을 밝히면서 SM그룹의 HMM 인수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금융권의 분석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기업도 HMM의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노르웨이 해운사 왈레니우스윌헴슨과 현대차·기아 등이 출자한 합작사 유코카캐리어스다. 유코카캐리어스는 HMM의 전신이었던 현대상선의 자동차 운송사업부가 모태다. 당시 왈레니우스윌헴슨이 전체 지분의 80%를 출자했으며,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0%씩을 출자해 설립됐다.

한국과 중국에서 차량을 싣고 유럽으로 간 후, 다시 유럽 완성차들을 아시아로 운송하고 있는 유코카캐리어스는 지낸해말 기준 자산규모가 3조7042억원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HMM이 유일한 국적선사인 만큼 해외기업에 HMM을 매각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많다.

HMM 측은 "(매각과 관련) 대주주로부터 아직 자세한 내용을 전달받은 바 없다"면서 "매각 문제는 대주주가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