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자금 수혈로 부채비율 급등하자 유상증자 통해 해결 나서
국내 9곳의 LCC 중 5곳은 자본잠식 상황…시장 재편될 수도
국내 9곳의 LCC 중 5곳은 자본잠식 상황…시장 재편될 수도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 업체들은 최근 높아진 부채비율 축소를 위해 잇달아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자본금을 늘려 부채비율을 줄이고, 투자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국내 LCC들의 재무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9곳에 달하는 LCC 중 무려 절반이 넘는 5곳의 LCC들(에어부산·에어서울·이스타항공·에어로케이·플라이강원)이 이미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그나마 자본잠식에 빠지지 않은 LCC들의 부채비율도 턱없이 높은 수준이다. 2분기말 기준 티웨이항공(936%)을 필두로 제주항공(865%), 에어프레미아(918%), 진에어(441%) 등의 순서로 부채비율이 높았다.
LCC들은 이에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 높아진 부채비율을 낮추면서도 투자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실제 제주항공은 오는 11월 3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상증자만 벌써 세번째다. 제주항공은 2020년 7월 1584억원의 유상증자 이후 지난해 2066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자본잠식 상태인 에어부산도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앞서 2020년 12월에 836억원을, 지난해 9월에는 2271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4월 12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으며, 진에어는 지난해 10월 1238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나서기도 했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너무 많은 LCC들로 인한 사업재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채비율이 높은 LCC들간의 통폐합을 통해 항공업 내부에서 사업재편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나아항공이 통합될 경우 산하 LCC들도 모두 통합될 예정인 상황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LCC들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악화된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경기침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LCC들 간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거쳐 시장 구조가 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