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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넥실리스의 야심찬 '동박' 공략..."더 얇게·길게·넓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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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넥실리스의 야심찬 '동박' 공략..."더 얇게·길게·넓게"

13일 연실율 높인 V동박 개발 완료

SK넥실리스의 동박 생산 모습. 사진=SKC이미지 확대보기
SK넥실리스의 동박 생산 모습. 사진=SKC
SK넥실리스가 주력사업이자 2차전지 생산에서 핵심 원료로 꼽히는 동박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연이은 최초 기록을 달성함으로써 끊임없이 제품 경쟁력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경쟁사인 중국 왓슨·대만 창춘·롯데케미칼 등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C의 이차전지용 동박 사업 투자사인 SK넥실리스는 최근 기존 시장 제품 대비 30% 이상 연신율(동박을 당겼을 때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비율)을 높인 V동박 개발을 완료했다. 고객사 평가도 통과했다. 이에 대해 SK넥실리스는 "고연신 V동박은 높은 연신율을 통해 충·방전 시 배터리 내 음극재의 팽창 현상에 따른 문제를 보완해주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SK넥실리스는 세계 몇 안 되는 동박 업체 중 최초 기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013년엔 두께 6㎛(마이크로미터)의 동박을 세계 최초 양산했다. 2017년에는 5㎛, 2019년 세계에서 가장 얇은 4㎛의 초극박 동박을 생산했다. 또 2020년 6월에는 두께 4.5㎛, 폭 1.33m의 동박을 무려 56.5km 길이로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런 기록은 KRI 한국기록원으로부터 가장 길고 폭이 넓으며 얇은 동박 제조로 국내 최고 기록 인증을 받았다.

이 같은 기록은 모두 동박을 얇게·길게·넓게 만드는데 집중했다는데 있다. 품질이 좋은 동일한 동박을 개발하고 만들었다는 것이다. 동박은 두께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얇은 구리 박으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2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막이 얇을수록 경쟁력이 높아진다. 즉 얇을수록 더 많은 리튬이온을 채울 수 있어 배터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는 곧 전기차의 주행거리로 향상으로 이어진다.

현재 동박 시장은 크게 한국·중국·일본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동박 시장 점유율은 SK넥실리스(한국) 22%, 왓슨(중국) 19%, 창춘(대만) 18%, 일진머티리얼즈(한국) 13%, 자위안커지(중국) 9%, 눠더구펀(중국) 7%, 닛폰 덴카이(일본) 5%, 후루와카(일본) 2% 순이었다. 한국과 일본이 각각 2곳, 중국이 3곳, 대만이 1곳이었다.

업계는 이 간격이 향후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먼저 기존 제품과의 시너지 효과다. 현재 SK넥실리스는 최근 개발을 완료한 V동박 외에도 65kgf/㎟의 인장강도를 갖는 초고강도 U동박, 상온 중강도 특성으로 전극 생산 공정성을 개선한 W동박, 다양한 제품에 사용 가능한 전지용 표준 동박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에 장기간 적용이 가능한 B동박,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방전 시 안정성을 강화해주는 S동박, 5㎛이하 두께를 가진 T동박 등을 가지고 있다.

2차전지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은 곧 경쟁력으로 통한다. 다양한 차종에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도심형에서부터 서킷 위를 달리는 고성능에 이르는 등 다양하다. 도심형으로 쉐보레 볼트EV가 고성능으로는 기아 EV6 GT가 대표 차종이다. 같은 전기차이지만 성격이 다르다. 그러기에 배터리도 이제 맞게 만들어져야 하고 원료로 쓰이는 양극재, 동박, 전해질 등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SK넥실리스는 정읍 1~6공장을 가동 중이다. 해외는 말레이시아와 폴란드에 있다. 먼저 말레이시아는 내년 상반기 상업 가동이 목표다. 폴란드에는 9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 5만t 규모 생산시설을 2024년 상반기까지 짓는다. 이를 기반으로 회사는 현재 5만2000t 규모의 동박 생산능력을 2025년 연 25만t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한편,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350억원, 영업이익 3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4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9.5%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9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특히 SK넥실리스를 중심으로 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매출 2150억원, 영업이익 3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6%, 영업이익은 36.4% 증가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