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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칩스법' 시행하면 中 반도체 투자 꽁꽁 묶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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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칩스법' 시행하면 中 반도체 투자 꽁꽁 묶인다

중국의 글로벌 D램 생산 능력 해마다 감소 전망

삼성전자는 국내로 첨단 공정을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는 국내로 첨단 공정을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 역량을 성숙공정 수준에 오랜 기간 묶어두려는 ‘칩스법’의 시행을 앞두고 메모리와 파운드리에서 양대 강자인 TSMC와 삼성전자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이 두 거대한 기업은 그동안 중국에서 자유롭게 칩을 생산해 왔지만 이제 첨단 공정을 중국에서 더는 생산할 수 없다. 두 기업은 생존을 위해 각자 전략적 선택을 고민 중이다.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향후 10년 투자 활동을 규제하는 ‘칩스법’ 규제로 인해 중국 투자가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 삼성전자, 국내로 첨단 공정 이전


D램 수급과 관련해서는 ‘칩스법’의 새 규정이 주로 18나노 이상 공정에 적용된다. 고객사의 D램 수요가 약 8%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노후 공정 생산라인 증설 계획은 없고 해마다 비중도 줄어들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D램 생산 능력이 없고 향후 확장 계획은 주로 한국과 미국에 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제조사의 증설 계획을 토대로 한국의 D램 생산 능력 점유율은 계속 상승하는 반면 중국의 글로벌 D램 생산 능력은 해마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에서 2025년 사이에 중국은 14%, 13%, 12%로 매년 1%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64%, 65%, 65%를 기록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22%, 22%, 23%로 늘어날 것이다. 중국에서 줄어든 생산이 한국과 다른 지역에서 1%씩 늘어나는 것이다.

낸드플래시 공급에서 미국은 128단 이하 공정만 제한적 증설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 시안 공장은 여전히 ​​128단 공정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다양한 낸드플래시 공급업체들이 200단 이상 생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128단 이하 공정은 분명히 상위 제품과 경쟁할 수 없어 삼성은 생산라인 증설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나 다른 지역에도 생산 계획이 세워질 것으로 보이며 중국의 낸드플래시 생산력 증설과 공정 업그레이드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낸드플래시 생산에서 중국은 31%, 24%, 18%로 떨어지고, 한국은 33%, 39%, 43%로 늘어난다. 미국 등 다른 지역은 36%, 38%, 39%로 늘어난다. 한국의 생산력이 가장 크게 확장된다.

수요 측면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는 모두 동일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많은 미국과 고객사들은 메모리 생산 위치를 제한하거나 파운드리에 지정학적 위험을 이유로 생산 라인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향후 중국에 있는 공장은 주로 중국의 국내 수요를 충족하는 데 사용되고 다른 시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중국 외에서 사용되는 흐름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

◇ TSMC, 중국 투자 줄어들 것


파운드리 공급 측면에서 보면 첨단 공정은 아예 중국에서 생산할 수 없다. 성숙공정을 생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핵심 노광장비인 심자외선(DUV)도 수출을 금지하는 범위에 포함돼 중국이나 다국적 파운드리 기업은 중국에 생산 확장 계획을 고급이든 성숙이든 상관없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트렌드포스는 TSMC가 중국과 미국 모두에서 확장계획을 가지고 있어 이 업데이트된 법안의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TSMC의 중국 증설은 주로 팹16(Fab16)의 28nm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2023년 중반까지 확장이 완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칩스법’의 새로운 규칙 때문에 TSMC가 미국 보조금을 받은 후 10년 이내에 팹16의 16/12nm 및 28/22nm 생산 능력 확장이 제한될 것이며 생산량의 85%는 현지 중국 내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 15%만 중국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미국 수출 규제는 다국적 웨이퍼 파운드리 업체가 장비 수입 허가 등을 신청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향후 TSMC의 중국 투자는 축소될 운명이다.

2030년 반도체 전체 시장의 규모는 1조30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제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TSMC가 투자를 아끼고 자국이나 미국, 다른 지역에서 생산을 늘리게 되면 일자리와 투자 등 그 과실은 중국이 아닌 곳에서 발생하게 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