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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도체 중국 생산 허용 기준, 메모리 가격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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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도체 중국 생산 허용 기준, 메모리 가격에 악영향?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뉴시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최대 40%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전 세계에 보급하는 메모리 칩의 총량에서 10~15%를 차지하는 엄청난 규모다.

삼성전자는 낸드 플래시를,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에 첨단 기술 장비 공급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두 회사 모두 제한 발효를 12개월 연기할 수 있었고 이번에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1년을 더 유예하는 확답을 받은 것으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이 기한이 1년만 유예할지 아니면 미국산 장비를 계속 중국으로 반입할 수 있도록 무기한 최종사용 인증(verified end use)을 발급함으로써 향후 반복적으로 승인을 받는 데 따르는 부담을 덜어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기간의 중요성도 쟁점이지만 또 다른 쟁점이 부상하고 있다.

트렌드포스(TrenForce)는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20나노(nm)보다 얇은 기술 표준으로 나가지 못하고 21나노 공정 기술을 사용하는 DDR3 및 DDR4 메모리 칩을 현지에서 생산 확대하는 결정을 내린 점을 지적했다.

미국 제재로 SK하이닉스가 중국에 18나노 이상의 첨단 메모리 장비를 공급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소비자 부문에서 DDR3 및 DDR4 마이크로 회로는 이제 모든 SK 하이닉스 D램 공급의 30%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 공장에서 첨단 칩을 만들지 못하면 이 시설에서 생산하는 D램의 비중을 당분간 유지하거나 늘릴 수밖에 없다.

한편, 성숙한 리소그래피에 중국 기업도 향후 투자를 늘릴 계획으로 있어 이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필연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는 이 제품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메모리 가격은 지속적으로 10-15% 하락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SK하이닉스의 생산 확대는 추가 가격 인하를 유발하거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DDR3 및 DDR4 마이크로 회로는 컴퓨터의 주기억장치인 RAM (램)을 구성하는 반도체 칩으로 DDR3는 2007년에, DDR4는 2014년에 표준화된 규격이다. DDR4가 DDR3보다 전압이 낮고, 클럭 속도가 높고, 메모리 밀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DDR3 및 DDR4의 주 생산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다. 삼성전자가 1위, SK하이닉스가 2위, 마이크론이 3위이다. 중국의 생산력은 아직 상대적으로 낮다. 양쯔 메모리(Yangtze Memory)가 2019년에 DDR4 칩을 양산하기 시작했으나, 품질과 수율 문제로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기술 혁신 속도가 빠르고 자국 제품에 대한 선호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DDR3 및 DDR4 외 현재 DDR5가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첨단 서브나 PC 외에는 DDR3 및 DDR4 시장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가격은 점차 내려갈 것이다.

따라서,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에서 성숙 공정에 주력하면서 출혈 경쟁을 하지 않을 새로운 칩을 생산하는 전략을 가동해야 할 것이다. 투자가들은 SK하이닉스의 위기 극복 전략을 주목하고 있다.

한편, 첨단 리소그래피는 SK하이닉스는 한국 본사에서 생산할 것으로 보여 미국의 제재에서 자유롭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