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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ATL, 헝가리에 유럽 최대 배터리 공장 건설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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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ATL, 헝가리에 유럽 최대 배터리 공장 건설 '난항'

야당, 헝가리 국민 채용 미미하고 임금 낮아 반대

중국 최대 리튬배터리업체 CATL이 헝가리에 건설하려는 배터리 공장이 현지 야당인 녹색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대 리튬배터리업체 CATL이 헝가리에 건설하려는 배터리 공장이 현지 야당인 녹색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최대 리튬 배터리 제조사인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imited)이 헝가리 동부 데브레첸에 10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는 유럽에서 가장 큰 배터리 공장이며, 독일에 이어 CATL의 유럽에서 두 번째 공장이다.

CATL은 지난 2022년 8월 12일 이 프로젝트에 73억 유로를 투자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승인을 받은 후 올해 안에 첫 번째 생산 시설의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며, 64개월 내에 완공할 계획이다.
데브레첸 남부 산업단지에 221헥타르의 면적으로 건설될 이 공장은 벤츠(Mercedes-Benz), BMW, 스텔란티스(Stellantis), 폭스바겐(Volkswagen) 등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셀과 모듈을 공급한다.

데브레첸은 유럽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벤츠, BMW 등 CATL의 고객들의 일부 자동차 공장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CATL의 데브레첸 공장은 유럽 시장의 배터리 수요에 더 잘 대응하고,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개발을 개선하고, 유럽의 전기차와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CATL은 배터리 제조에서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재생 에너지로부터 전기를 사용할 것이며,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 태양광 발전을 개발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지속 가능하고 순환적인 배터리 가치 사슬을 구축하기 위해 유럽 내에서 배터리 재료 시설을 설립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들과 힘을 합치는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헝가리 야당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헝가리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고 있다.

녹색당의 리차드 바라바스 대변인은 “헝가리 정부는 헝가리 국민보다 중국 투자자를 선호한다”며 “중국이 외국 자재로 건설하고, 헝가리인 소수만 고용하고 일자리와 임금이 낮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헝가리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당은 부다페스트 북쪽 괴드(Göd)에 있는 삼성SDI 프로젝트를 예시로 들면서 “직원의 절반이 헝가리 인이며, 프로젝트에서 한국인의 비율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야당은 헝가리 정부가 외국인 고용에 대해 더 느슨한 규제를 부과하겠다는 제안을 언급하면서 “헝가리 정부는 배터리 공장 프로젝트를 지원할 국내 노동 공급이 없다는 것,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이 거짓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헝가리 정부가 자신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 EU 집행위원회에 의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이 공장이 주거 지역에 너무 가까우며 물 소비량은 EU에서 정한 한도를 초과한다고 주장한다. EU 집행위원회가 이를 심도있게 논의하고 조사할 경우 신규 투자는 지연될 수 있다.

한편, EU 회원국들은 중국의 유럽 배터리 시장 진출에 대해 환영과 우려를 동시에 보여 왔다.

환영하는 쪽은 절대 부족한 유럽 권역에서 배터리 생산량을 늘리고 중국의 배터리 독점에 대처하기 위해 유럽 내에 중국의 배터리 투자를 유치하려는 것이다. 유럽에는 급증하는 배터리 수요를 충당할 생산력이 부족하다.

우려하는 쪽은 중국 기업이 유럽 기업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배터리를 공급함으로써 유럽 배터리 산업을 잠식할 수 있고, 중국 기업이 유럽의 기술과 지식을 훔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려하는 나라로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체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이 있다.

환영과 우려하는 진영의 타협을 통해 중국의 유럽 배터리 시장 진출에 대해 기술과 지식 보안 규정 강화, 유럽 기업에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제공, 자체 연구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