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환 방사청장, 분담금 문제 해결 위해 인니 출국
몰도코 인니 대통령 비서실장, 재무부 다른 계획 있음을 시사
몰도코 인니 대통령 비서실장, 재무부 다른 계획 있음을 시사

6일 방사청에 따르면, 엄 청장과 노지만 한국형 전투기사업단장은 지난 4일 KF-21 프로젝트의 분담금 미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 이번 주말까지 머물며 분담금 문제 해결을 위해 인도네시아 국방부 관계자 등 고위급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5년부터 2026년까지 사업비 8조1000억원을 공동 부담해 초음속 전투기 KF-21 공동 개발 사업을 진행중이다. 계약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개발비의 20%인 약 1조7000억원을 오는 2026년까지 부담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받게 된다. 아울러 48대의 전투기도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게 된다.
KF-21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가 분담금을 미납하면서 미납금액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9년까지 2272억원만 납부하고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분담금 지급을 미루다 지난해 11월 94억원, 올해 2월 약 417억원만 추가 납부했다. 계획대로라면 1조1000억원 이상을 납부했어야 하지만 2783억원만 납부해 미납금액만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미납문제를 해결하고자 엄 청장과 노 사업단장이 나섰지만 해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몰도코(Moeldoko)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일(현지시각) 자카르타에서 열린 국방부·재무부·외무부·국가개발계획청과의 회의에서 KF-21 프로젝트의 지속적인 진행을 촉구하면서 △지적재산권 △계약사항 △마케팅의 3가지 문제를 한국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분담금 지연에 따라 추가협상이 필요하다면서도 재무부는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가 당장 분담금을 납부할 생각이 없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KF-21 프로젝트의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 수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예산부족으로 분담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보잉의 F-15 EX EagleⅡ(이글2) 전투기 24대를 구입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올해 초 프랑스 다쏘사의 라팔 전투기 42대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경호 방사청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엄 청장이) KF-21 공동개발 정상화를 위해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분담금 납부 방안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세부적인 사항들은 상대국 관계를 고려해서 답변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아랍에미리트(UAE)가 KF-21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치면서 KF-21 프로젝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방사청은 사실무근 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