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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장인화 시대 개막-2] 모태 사업 ‘철강’ 본원적 경쟁력 강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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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장인화 시대 개막-2] 모태 사업 ‘철강’ 본원적 경쟁력 강화하라

가장 흔한 ‘철’로 가장 귀한 철강재 가장 잘 만드는 기업
1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선정
그룹 매출‧영업이익中 포스코 비중 각각 50.53%‧58.99%
철강 경쟁력 키워야 이차전지 등 미래 신사업 투자 가능

포스코그룹이 오는 21일 장인화 후보를 새 회장으로 선임하고 새롭게 출발한다. 현재 철강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위기 상황에 처했으며, 신수종 사업인 이차전지도 시황이 좋지 않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그룹을 이끄는 장 후보가 어떻게 위기를 타개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장 회장 선임을 앞두고 그가 향후 포스코그룹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에 대해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1. ‘자랑스러운 포스코’를 재건한다
2. 모태사업 ‘철강’ 경쟁력 강화한다
3. 이차전지 ‘컨트롤 타워’ 세워야
4. 계열사와 ‘세계화’ 재추진 필요
5. 기업문화 ‘製鐵保世’로 진화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가 포스코 철강생산본부장으로 일하던 지난 2007년 2월 27일 오전 경북 포항시 포스코 본사 대회의장에서 열린 ‘Next 50년 설비고도화투자 발대식’에서 포항제철소 투자 게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가 포스코 철강생산본부장으로 일하던 지난 2007년 2월 27일 오전 경북 포항시 포스코 본사 대회의장에서 열린 ‘Next 50년 설비고도화투자 발대식’에서 포항제철소 투자 게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철(Iron)’은 지각에 약 5% 함유되어 있으며, 금속 중에서는 알루미늄 다음으로 많이 존재하는 ‘흔한 금속’이다. 흔하므로 값이 비교적 저렴하고 성형이 쉬우며, 다른 금속과 합금이 잘 되므로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금속 중 사용량이 가장 많다. 대규모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혁명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철강 산업은 유럽에 이어 미국, 일본을 거처 중국이 주도하고 있고, 인도와 러시아 등이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독특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포스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포스코가 있다.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 전문 분석기관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 World Steel Dynamics)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4년 연속 수상해 가장 긴 기간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포스코가 세계 최고 철강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세계에서 가장 흔한 금속’인 철을 소재로 ‘세계에서 가장 귀한 철강재’를 개발해 생산해 내기 때문이다.

단일 제철소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1위와 2위를 기록 중인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서 포스코는 강도가 높으면서 유연하게 휘어지는 ‘기가스틸’을 비롯해 일본도 포기한 고부가가치 철강재인 고망간강, 실리콘 웨이퍼를 잘라내는 나노급 철강 커터 등을 개발했고, 열연, 냉연, 후판에 이어 아연도금강판도 품질과 생산성에서 있어 최고 수준의 고부가가치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 철강재’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와 GM을 비롯한 미국 자동차 빅3, 토요타 일본 본사, 독일 벤츠와 BMW 등 전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등 포항‧광양제철소와 총 13개사 생산법인, 25개사 가공센터를 통해 2023년 기준 한국을 비롯한 70여개 이상의 국가에 제품을 판매했다. 주요 해외 시장은 동남아시아(20%), 일본(16%), 유럽(16%), 인도(11%) 등이다.

2023년 포스코그룹 전체 매출액 77조1270억원 가운데, 철강 부문(국내 자회사와 해외 철강 부문 포함) 매출액은 63조5390억원으로 83.48% 비중을 차지했으며, 포스포(개별기준)는 38조8720억원으로 50.53%였다. 같은 기간 포스코그룹 영업이익 3조5310억원 가운데 철강은 2조5570억원 포스코는 2조830억원으로 각각 71.42%, 58.99%의 비중이었다. 이차전지와 에너지 등 부가사업 부문이 외형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그룹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반수 이상을 여전히 포스코가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포스코그룹이 추진하는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의 투자 밑천도 결국 철강 부문에서 나와야 하며, 장인화 회장 후보 취임을 앞두고 포스코그룹이 모태 사업인 철강 부문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이유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은 물론 전기자동차와 이차전지 등에 비해 철강의 사업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고, 공해를 유발하는 후방산업이며, 중국의 공세에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이 집약해 완성된 완제품은 주로 철강재로 구성되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대형 선박과 전기자동차, 주거공간 등에서 고부가가치 철강재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으며. 포스코는 이러한 철강재를 가장 잘 만드는 철강업체다.

그 배경에는 장 회장 후보가 근무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와 포스텍(POSTECH) 등 연구‧개발(R&S) 인프라를 통해 만들어낸 소재 개발 기술과 포항‧광양제철소, 제강소 등 생산현장에서 터득한 공정기술, 기술 마케팅을 통해 고객사와 제품 개발 시작부터 함께 연구하는 산학연 공조체제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덕분이다.

세계 철강업계가 불황을 겪는 지금이 포스코에는 기회다. 연간 조강생산량 1억t을 넘는 세계 1위 중국의 바오스틸과 2위 룩셈부르크 아르셀로미탈은 여전히 범용 철강재 판매 비중이 놓고, 포스코의 최고 경쟁업체인 일본제철은 자국 수요산업 붕괴로 기술 진화의 원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세계 톱 자동차‧조선‧가전‧스마트폰 생산업체가 있는 국내 기업 성장의 배경에 포스코가 있고, 포스코도 이들 수요산업 덕분에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장 후보 취임으로 비철강 부문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지만 비철강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철강 사업 강화가 필요하다, 가능성만 높은 미래사업에 섣불리 옮겨가 현재는 물론 미래 캐시카우 사업의 강점을 퇴색시켜서는 안되기 때문”이라면서, “장 후보는 철강과 비철강 사업의 동시성장을 위해 어떤 방안을 제시할지를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