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 업체들은 중동 국가와 수주 계약을 맺는 등 방산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와 4조원 규모의 지대공 유도무기(M-SAM) 천궁-Ⅱ(M-SAM2)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에 이은 천궁-Ⅱ의 두 번째 쾌거다. 천궁-Ⅱ는 항공기·지상 등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을 잡아내는 첨단 방어 무기 체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은 사우디 국가방위부와 방위산업 협력을 위한 3자 MOU를 맺었다. 한화는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장갑차 등 지상무기체계부터 로봇과 위성을 활용한 감시정찰체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방위부의 중장기 획득 계획에 참여한다. 또 오는 2030년까지 군수품의 50%를 현지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도 확대한다.
국내 방산 업체들이 중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중동이 세계 무기 시장에서 큰손이기 때문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사우디는 최근 5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기를 구입한 국가 2위에 올랐다. 3위는 다른 중동 국가인 카타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은 3대 시장 중 하나"라며 "중동, 동남아, 유럽 중 특히 중동의 경우 무기 구매 규모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 그리고 최근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 등 불안정한 정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향후 무기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일어나기 전 동·북유럽 지역 수요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는 있지만, 중동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산 업체들에게는 시장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도 방산 관련 기술 개발이라든지, 역량 확대를 원하고 있어 우리 기업과의 협력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