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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美 관세 여파에 '최대 실적' 제동..."하반기 더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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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美 관세 여파에 '최대 실적' 제동..."하반기 더 암울"

관세 본격 반영에 2Q 수익 직격탄
美 세액공제 종료·전기차 수요 위축
전문가 "해외 생산 확대·제품 믹스 전략 필요"
현대자동차·기아 양재 사옥.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기아 양재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사상 최대 실적 흐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발 관세 부담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데다 그동안 실적을 떠받쳐온 무관세 재고도 대부분 소진돼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매출은 46조 5177억원, 29조9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33%, 5.54%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3조 5331억원, 3조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43%, 17.5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실적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 고율 관세 부과가 지목된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관세 발효일은 4월 3일이지만 기존 재고 보유량에 따라 관세 비용 인식 시점이 다르다"며 "기아는 1개월분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2분기에는 약 2개월치 관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7230억원의 관세 비용을 반영해 영업이익은 2조799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역시 비슷한 조건이라면 8030억원 관세 부담이 발생하고 영업이익은 3조1860억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관세 영향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 하락폭이 더 커질 것으로 진단한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 교수는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수출 물량이 많이 줄었다"며 "(현대차·기아의 2분기 실적은) 이미 예견된 흐름이며 미국 시장에서 (관세 영향을) 어떻게 커버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럽 시장은 중국 전기차 공세가 거센 만큼 전문가들은 북미 현지 생산 확대와 함께 중남미·중동 등 신흥시장 판매왕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문 교수는 "차량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유럽의 해외 생산기지를 적극 활용해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수출 비중은 해외 생산이 약 60% 수준인데 한국 내 인건비나 부품 단가가 계속 오르면 생산 단가가 싼 해외 생산 비중을 더 늘려야만 중국 전기차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일부터 시행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역시 변수다.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가 종료되며 수요가 위축되고 전환 과정에서의 고정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미국 세액공제가 종료돼 시장 경쟁력이 줄었고 전기차 전환 부담으로 전반적인 수익성이 낮아져 현대차그룹 전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며 "하반기에는 관세 부담까지 본격화되기 때문에 그룹의 수익성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가격 인상을 억제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은 방어할 수 있지만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며 "가격은 단계적으로 조정하면서 공급망 최적화 등을 통한 비용 절감과 고마진 차종 확대 등 제품 믹스 개선이 결합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