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기대감 이면의 경고…"미국 내 생산·법률 장벽 높다"
인력난·고비용 구조적 문제 심각…한화 필리 조선소 적자 사례 '주목'
인력난·고비용 구조적 문제 심각…한화 필리 조선소 적자 사례 '주목'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 시장에 진출해 현지 산업을 되살리려는 계획이 오히려 수익성을 해치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각) 디 엣지 말레이시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 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조선사들이 미국 시장이 지닌 근본적인 한계 탓에 심각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의 황언, 민희수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한국 조선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미국에 투입하더라도 기존의 숙련공 부족, 부품 공급망 문제에 더해 높은 인건비와 현지 인력의 고령화라는 뿌리 깊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조선 사업을 벌이는 한국 기업의 수익성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 정상회담 기대감 속 주가 급등…시장은 '장밋빛 전망'
하지만 노무라는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 내재된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법률상 해군 함정은 반드시 자국 영토에서 건조해야 하고, 미국 내 선박 수리 역시 현지에서만 가능해, 한국 기업이 사업에 참여하려면 막대한 자금을 들여 현지 조선소에 먼저 투자해야 하는 구조다.
◇ '6배 비싼 건조비'…현실로 드러난 美 생산 한계
미국 내 유일한 한국계 조선소인 한화 필리 조선소의 사례는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이 조선소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 -19.6%를 기록했다. 또한, 3600TEU급 컨테이너선을 다른 나라 조선소보다 6배나 비싼 비용으로 건조하는 등 극심한 비효율 문제를 드러냈다. 노무라는 "미국 해군 사업 기회라는 가치가 현재 한국 조선사들의 주가에 과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