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시연서 공급망 구축 단계로 이동
현장 적용·원가 경쟁력·반복 매출이 기업가치 변수
현장 적용·원가 경쟁력·반복 매출이 기업가치 변수
이미지 확대보기20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로봇 사업은 기업들의 새 성장축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평가는 단순히 로봇을 만들 수 있느냐보다 기존 사업과 결합해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완성차·반도체·가전 기업들이 로봇을 별도 신사업이 아니라 제조 자동화, 인공지능(AI) 디바이스, 핵심 부품 사업의 확장판으로 끌어들이고 있어서다.
남주신 DB증권 연구원은 "로봇이 기술 시연 단계에서 공급망 구축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테슬라 '옵티머스'나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같은 완성형 로봇 공개가 기대감을 키웠다면, 이제는 양산 테스트와 공급망 공식화가 시장의 관심을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봇을 제조 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완성차 공장은 반복 공정과 물류 흐름이 뚜렷해 로봇 투입 효과를 측정하기가 쉽다. 자체 생산 현장에서 실증을 거치면 작업 안정성과 원가 구조를 확인하고, 이후 다른 공장으로 확장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될수록 인건비를 줄이고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액추에이터를 중심으로 부품 밸류체인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휴머노이드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가전과 모터, 정밀제어 기술을 보유한 LG전자는 완성 로봇보다 먼저 부품 시장에서 수익화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가치 재평가도 이런 본업 결합 여부에 달려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로봇 사업이 주요 기업의 기업가치 재평가 요인이 될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 제조업 자산이 로봇이라는 성장 산업과 결합하면서 수익성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기대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익화 속도는 분야별로 갈릴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투자 대비 효과가 뚜렷한 물류·제조 현장용 로봇이 앞설 가능성이 크다.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 불량률 감소를 숫자로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로봇은 시장 진입 속도가 빠를 수 있지만 가격 민감도와 사용 환경 변수가 남아있고, 범용 휴머노이드는 장기 성장성에 비해 본격 수익화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다.
결국 로봇 경쟁은 누가 더 화려한 시연을 하느냐보다 누가 먼저 돈이 되는 구조를 만드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부품 단가를 낮추고 현장 적용 사례를 쌓은 뒤 유지·보수, 관제, 소프트웨어 매출을 붙이는 구조가 마련돼야 로봇은 테마를 넘어 산업이 된다. 피지컬 AI 시대의 기업가치도 이 지점에서 갈릴 전망이다.
이다현·박지수·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