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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철강 관세 막았더니 슬래브 72% 급증…반덤핑 ‘풍선효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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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철강 관세 막았더니 슬래브 72% 급증…반덤핑 ‘풍선효과’ 우려

중국산 완제품 수입은 7.6% 감소
후판·열연 원료 슬래브로 수요 이동
당장 영향 제한적…하반기 가격 변수
중국 후베이성 어저우의 바오우그룹 제철소 중후판 생산라인에서 철강 반제품인 빌렛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후베이성 어저우의 바오우그룹 제철소 중후판 생산라인에서 철강 반제품인 빌렛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산 저가 철강재를 겨냥한 반덤핑 장벽이 높아지면서 일부 수입 수요가 완제품에서 반제품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산 철강 완제품 수입은 줄었지만 후판과 열연강판 원료인 슬래브 수입은 70% 넘게 늘어 반덤핑 조치의 ‘풍선효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철강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산 철강 완제품 수입량은 313만8540톤(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슬래브 수입량은 22만9134t으로 71.8% 증가했다.

22만9134t은 2024년 국내 열연강판 생산량 3629만t의 약 0.6%에 해당한다. 현재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연간 수입량은 약 55만t으로 늘어난다. 국내 연간 열연강판 생산량의 1.5% 수준이다. 당장 시장 수급을 흔들 만큼 크지는 않지만 완제품 수입이 줄어드는 가운데 반제품 유입만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가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판재류 관세 강화에 슬래브 수입 집중


슬래브는 쇳물을 굳혀 만든 판 모양의 반제품이다. 압연 공정을 거치면 선박과 건설,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후판이나 열연강판으로 생산된다.

반면 철근과 형강의 원료인 중국산 빌렛 수입은 같은 기간 6만6195t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슬래브와 빌렛의 증가 폭이 엇갈린 것은 최근 반덤핑 조치가 후판과 열연강판 등 판재류에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중국산 후판에 최대 34.10%의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도 30% 안팎의 잠정 덤핑방지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가공 전 단계의 소재인 슬래브와 빌렛은 해당 조치에 포함되지 않는다.

중국산 후판이나 열연강판을 완제품 상태로 수출하면 관세 부담이 발생하지만 슬래브로 들여온 뒤 국내에서 가공하면 이를 피할 수 있다. 특히 슬래브는 최근 무역 규제가 강화된 후판과 열연강판의 직접적인 원료인 만큼 빌렛보다 수입 전환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판재류 가격 회복 변수


중국 철강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남은 물량을 해외로 내보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한국 등 주요 시장이 중국산 완제품에 대한 무역 장벽을 높이자 슬래브와 빌렛 등 반제품 수출을 확대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철강 과잉공급 압력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수출 형태만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완제품을 막은 규제가 반제품 유입을 늘리는 풍선효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철강사의 가격 인상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

국내 후판과 열연강판 가격은 중국산 저가 완제품 유입 감소에 힘입어 최근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관세 부담 없이 들어온 중국산 슬래브가 국내에서 판재류로 가공돼 공급되면 가격 상승 폭을 누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철강업계는 현재 중국산 슬래브 수입 규모만으로 국내 판재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중국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반제품 수입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하반기 후판·열연강판 수급과 가격 회복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