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는 지난해부터 시작된다. 2016년 4월 어느날, 하나은행 전직원 앞으로 고가의 줄기세포 화장품 하나가 배송됐다. GD-11 제품으로 기존 소비자가는 68만원이다.
직원들은 의아해했다. 사기진작 차원에서 선물을 준 건 고마운데, 왜 많은 선물 중 굳이 화장품이냐는 거다. “아내에게 가져다주니 모르는 화장품인데 이걸 어떻게 쓰냐며 욕만 먹었다”는 직원도 있었다. 화장품 반납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문제는 그해 12월 말 직원들이 선물받은 화장품이 소득으로 환산돼 근로소득 과세표준금액 20만9000원이 부과된 것이다. 황당의 연속이다. 결국 직원들은 화장품을 반강제 구매하게 된 셈이다.
하나은행은 당시 화장품을 구입하기 위해 41억8000만원의 예산을 수의계약으로 집행했다. 하나은행 계약법상 계약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GD-11과 최순실 사이 연결고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물음표는 남는다. 최순실과 관련된 화장품이 아니라면 왜 하필 많은 화장품 브랜드 중 GD-11인가. 왜 하필 줄기세포 화장품인가. 왜 나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지 못했나.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