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시 28회 출신인 고 위원장은 금융위와 한국은행에서 두루 요직을 거친 금융통이다. 금융위 시절에는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 등을 역임하며 금융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까닭에 금융위 수장으로서 고 위원장이 오랜 기간 금융 정책을 담당해온 경험을 토대로 강도 높은 가계부채 억제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리 경제에서 뇌관으로 지목되어 온 가계 빚은 지난 1분기에만 1765조 원을 기록해 2003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 전과 비교해 153조 6000억 원(9.5%) 급증한 것이다. 일각에선 가계부채의 원인을 '저금리 기조' 유지에서 찾는다.
싼 이자 탓에 대출 시장은 활성화되고 시중에는 돈이 마구 풀렸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들은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끝내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거품만 가득 차 버블경제 붕괴 우려까지 낳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 주택 가격은 2020년 3분기가 2019년 4분기 대비 9.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이 6%, 독일 5.5%, 캐나다 4.8%가 오른데 비해 월등히 높다.
이런 속에서 금융위 수장을 맡은 고승범 위원장이 느끼는 가계부채 해결에 대한 중압감은 엄청날 것이다. 더구나 내년이면 이번 정부의 임기도 끝난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공적이냐 실패냐 여부도 고 위원장의 어깨에 달려있다. 그가 가계부채 문제의 진정한 구원투수가 될 지 주목된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