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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선 후보의 미디어·콘텐츠 공약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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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선 후보의 미디어·콘텐츠 공약이 궁금하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공약을 내고 정책선거를 준비해야 할 후보들이지만, 요즘 후보들은 제집 단속하면서 남의 집 무너뜨리기 바쁘다.

그런데도 꾸준히 공약을 냈다는 소식이 들리며 바쁜 와중에 열심히 일했다며 기특하게 느껴진다. 후보들은 경제와 과학 등 필요한 분야에 대한 공약을 발표한다. 그러나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는 별 다른 공약이 나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방송시장은 대격변을 맞이하고 있다. 방송의 중심축이 지상파 TV에서 OTT로 옮겨가고 있다. 여기에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공룡에 맞서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산 OTT들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갈등은 정부가 바뀌어도 지속될 조짐이다. 한국음원저작권협회와 국내 OTT 기업의 음원저작권료 갈등도 이어질 예정이다. OTT 기업들은 적자를 감수하고 콘텐츠에 투자를 지속하지만, 정부는 컨트롤타워도 없이 규제만 만들려고 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오징어 게임’이 어떻게 넷플릭스에서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OTT의 성장과 다양한 콘텐츠의 확보에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 많은 줄 알고 있다. ‘오징어 게임’을 만들어 낸 넷플릭스의 기조는 간단하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 대선 후보 중 누구라도 OTT에 대해 이 같은 공약을 내야 한다.

문화콘텐츠 시장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늘 한결같았다.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면 그 옆에는 늘 대통령이 함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성과가 더 나오도록 하는 기반을 만드는 데는 관심이 없다.

OTT 경쟁은 이제 글로벌 경쟁이다. 티빙이 이미 글로벌 진출 계획을 확정 지었고 왓챠도 일본에서 조용히 성과를 내고 있다. 이들이 세계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도록 콘텐츠 인력 양성과 제작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

대선 후보들에게 이런 공약을 요구하기 전에 그들의 미디어·콘텐츠 공약을 들어보고 싶다. 거기까지 관심을 가질 여유들이 없으신가?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