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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학교를 코로나 시험장으로 삼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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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학교를 코로나 시험장으로 삼지 말아야

유통경제부 김태형 기자
유통경제부 김태형 기자
학교는 친구를 마주하고 웃으며, 부모님을 대신하는 선생님께 삶을 배우고 그리움과 추억을 생산하는 곳이다. 하지만 부모가 된 7080세대와 그의 자녀들은 팬데믹 시대의 학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달 16일은 신학기 등교를 시작한 지 딱 2주가 되는 날이다. 아이들은 혼란스럽다. 수업의 내용보다는 방역 수칙과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설명이 더 기억에 남는다. 학교에서 이미 충분한 스트레스에 노출됐지만 집에 오면 다시 자가진단검사를 해야한다. 같은 반 아이가 단 한명이라도 확진되면 하루 걸러 한 번씩 해야한다.
지난주 경기도 소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개학 이틀째에 확진자 발생으로 반 전체 학생이 긴급조퇴했고, 7일간 2일에 한 번씩 신속항원키트를 하도록 안내했다. 주말에 확진자가 추가 발생해 지금까지 23명 중 1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모든 것이 단 몇일 만에 한 반에서만 발생한 일이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아이들은 그동안 사회가 가르쳐 온 ‘코로나는 큰 질병’이라는 공포감에 사로잡힌다. 친구들도, 선생님도 거리를 두고 경계의 눈으로 바라본다. 교사들은 마스크 쓰라는 잔소리와 계속 늘어나는 학생 확진자 관리, 진단키트 포장·배포까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부모는 싫다는 아이를 달래 코를 쑤셔 보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주간 방역지표 동향 분석 결과, 지난 6~12일 18세 이하 확진자는 하루 평균 7만2605명에 달하고 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2만3694명(48.4%)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 10일 동거 가족이 확진된 미접종 학생도 14일부터는 등교할 수 있다는 또 다른 방침을 내놓았다.

어떠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계획한 대로 ‘차분하게 대응’하라는 교육부의 발언은 어떤 의미일까. 오락가락하는 정책 대신 현실 가능한 정책을 펼칠 때 비로소 모두를 안심시킬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학교라는 공간’이 아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로 남아서는 안된다. 학교는 그런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등교인가’를 다시 한번 고민해 볼 때다.

김태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