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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안한 서비스가 '제4 통신사'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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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안한 서비스가 '제4 통신사' 소환했다

IT과학부 여용준 기자
IT과학부 여용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찾고 있는 '제4 이동통신사'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KT와 LG유플러스가 반납한 5G 28㎓ 대역에 대한 사업자로 이 주파수는 일반 이용자 대상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28㎓ 대역은 3.5㎓ 대비 속도가 빠르지만 벽을 투과하는 성질이 약해 산업용 통신이나 이용자가 몰리는 핫스팟에 유용하다. 수익 모델이 제한적인 만큼 대기업이 달려들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제4 이동통신사에 대한 요구가 거세다. 기존 통신사들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 이동통신사 중 가장 늦게 생긴 LG유플러스는 1996년 설립됐다. 이후 신규 사업자는 없었으며 알뜰폰 서비스가 점차 성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통신사의 영향력 안에 있다.

이용자들이 통신사에 대해 갖고 있는 불만은 요금제나 속도 등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잦은 서비스 장애와 보안 사고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통신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 만큼 서비스 장애와 보안 사고로 인한 불편·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통신업계가 고착화돼 있다는 점은 새로운 통신사에 대한 요구를 더 부추기고 있다.

통신업계는 제4 통신사의 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당시에도 대기업들은 제4 통신사 사업을 외면했고 사업을 신청한 기업들은 안정적인 자금줄을 확보하지 못했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통신업의 특성상 안정적인 자금운용은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정부도 세제 혜택을 확대해 대기업의 제4 통신사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제4 통신사의 등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용자들은 굳어버린 시장 구조를 흔들어줄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을 갈망하고 있다.

제4 통신사에 대한 요구는 기존 통신사들이 스스로 부추겼을지도 모른다. 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업보는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로 반영됐다. 실제 제4 통신사가 등장할지, 실패할지 알 수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이 같은 요구를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