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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필립스 곡선과 두 마리 토끼… PCE · CPI 물가 고용보고서 제롬파월 FOMC 금리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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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필립스 곡선과 두 마리 토끼… PCE · CPI 물가 고용보고서 제롬파월 FOMC 금리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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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E 물가지수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 또는 동결 인하 등 통화금융정책을 펼 때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거시 지표로는 PCE 물가지수와 고용보고서를 들 수 있다. 제롬파월 연준 의장은 틈만 나면 금리인상 여부는 거시경제 지표에 달려있다 라고 주창해왔다. 제롬 파월 연준 FOMC 의장이 말하는 금리 정책 기초로서의 거시경제지표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PCE 물가지수와 고용보고서이다.

경제학에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두 마리 토끼가 바로 PCE 물가와 고용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토끼는 누군가 자신들을 잡으러 들면 본능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달아난다. 생존을 위한 나름의 비법이다. 보통의 사냥꾼은 둘 중 하나는 포기하고 나머지 하나에 집중한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튀는 두마리를 토끼를 다 잡으려고 욕심을 내다가는 둘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의 세계에서는 다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두 마리 토끼는 PCE 물가와 고용보고서로 특징되는 성장이다. 물가와 성장 두 마리의 토끼는 경제학에서 모두 중요하다. 물가와 성장 두 마리의 토끼 중에서 한 마리라도 놓치면 경제는 무너진다. 물가와 성장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두 마리의 토끼 처럼 상호 상충관계에 있다. 물가를 잡으면 성장이 무너지고 성장에 치중하면 물가가 흔들리는 속성이 있어 성장과 물가를 한꺼번에 잡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성장과 물가를 한꺼번에 잡아 내야하는 것이 경제학의 숙명이다. 경제 정책의 성공 여부도 성장과 물가를 한꺼번에 잡아 내는데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장과 물가 두 마리 토끼 동시 사냥의 경제학적 근거는 필립스 곡선이다. 필립스곡선 이론이란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이 서로 상충한다는 경제학의 오랜 가설이다.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이 서로 상충한다는 것이다. 미국읜 연준과 한국은행 등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바로 이 필립스 곡선에 근거하여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필립스 곡선에 따른 고용과 물가사이에 이상적 조합을 찾아나가는 것이 바로 중앙은행의 역할이다.

필립스 곡선 대로라면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경제 성장을 희생하거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을 감내할 수 밖에 없다. 경제성장과 물가안정 사이에는 상충(trade-off)되는 관계가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을 희생할 수 밖에 없다. 인플레 상황에서 미국 연준 FOMC 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필립스 곡선은 영국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지금도 영국에서 진보진영인 노동당은 물가 안정보다 경제성장에 더 방점을 둔다. 반대로 보수당은 경제 성장보다는 물가 안정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근로자 또는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당으로서는 실업률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반면에 기득 계층에 기반을 둔 보수당은 자산 가치의 안정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의 퇴치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수요는 상상만의 수요가 아니라 실제로 돈을 지불할수 있는 유효수요를 의미한다. 유효수요란 곧 돈이다. 유효수요가 많다는 것은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있다는 의미이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긴축 기조로 전환해야하는 것이다.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시중에 넘치는 돈을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중에 돈 공급이 줄어들면 이자율 즉 금리가 상승한다. 시중에 돈이 줄어들고 이자율이 올라가면 소비수요와 투자수요가 감소한다. 긴축 재정으로 정부의 재정지출과 수요도 감소한다. 수요가 감소하면 상품과 서비스가 팔리지 않고 재고로 쌓인다. 결국 가격이 하락한다. 기업으로서는 재고해소를 위해 생산을 줄일 수 밖에 없다. 그 결과로 고용이 감소한다. 물가는 안정되지만 그 반대급부로 실업자는 늘어난다. 이것이 긴축 정책의 결론이다.
그와 반대로 경기가 나빠지고 실업자가 많아지면 정부는 돈을 풀고 지출을 확대한다. 연준이나 한국은행은 통화량을 늘린다. 재정과 통화를 확대하면 시중에 돈이 늘어났다. 늘어나 돈은 수요확대로 이어진다. 수요가 늘면 물거이 더 많이 팔리고 그 과정애서 일자리가 창출된다. 정부가 돈을 풀면 물가는 올라가고 금리는 내려간다, 기업의 투자가 살아난다. 생산이 확대되면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실업률은 하락한다. 실업률의 감소는 인플레이션의 증가와 서로 맞바꾼 것이다.

필립스 곡선이론은 뉴질랜드 출신의 영국 경제학자인 필립스(A.W. Phillips)가 1958년에 처음 발표했다.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술지인 'Economica' 발표한 논문이다. 당시 논문의 제목은 '1861~1957년 영국의 실업률과 명목임금 변화율’이다. 이 논문에서 임금변화율과 실업률 사이에 역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실업률이 낮은 해에는 임금상승율이 높고 반대로 실업률이 높은 해에는 임금상승율이 낮다는 사실(fact)을 밝혔다. 필립스의 이론을 새뮤얼슨(Paul Samuelson)과 솔로교수(Robert Solow)가 더 발전시켰다. 새뮤얼슨(Paul Samuelson)과 솔로교수(Robert Solow)는 1960년 세계적인 경제학술지인 'American Economic Review'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에서도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율 사이에 역의 관계가 실증적으로 성립함을 밝혔다. 새뮤얼슨(Paul Samuelson)과 솔로교수(Robert Solow)는 그 관계를 필립스 곡선(Phillips Curve)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 새무엘슨이 바로 래리 서머스의 외삼촌이다,

경제가 침체되면 실업률이 높아진다. 그 결과로 노동시장에는 노동의 초과공급이 존재하게된다. 노동의 초과공급으로 임금은 떨어진다. 반대로 경기가 좋아지면 총수요가 증가하고 고용 또한 증대된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 임금이 오르게 된다. 임금 인상으로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 기업은 인상된 생산비용을 가격 인상으로 전가한다. 실업의 감소는 임금 인플레이션과 가격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난다. 그 관계가 필립스 곡선에 나타나 있다.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물가의 상승과 실업률의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한 때 경제학계에서는 필립스 곡선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나 오일쇼크와 같은 특수 상황을 뺄 때 여전히 유효한 이론이다,

미국 상무부는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3.3% 상승했다고 한국시간 8월31일 밤 밝혔다.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6월(0.2%)과 같았지만,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6월(3.0%) 대비 소폭 상승했다. PCE 물가지수 중 상품가격은 1년 전 같은 달 대비 0.5% 하락했으나 서비스가격이 5.2% 상승했다.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고, 에너지 가격은 14.6% 하락했다. 서비스와 식품이 물가 상승이 인플레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2%, 전월보다 0.2% 각각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6월과 같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6월(4.1%) 대비 소폭 오른 수준을 나타냈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미래 물가 추세를 예측하는 가늠자 역할을 해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간주된다. 7월 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소폭 올랐지만 지난 6월 상승률 둔화 폭이 워낙 컸던 점을 고려하면 물가 재상승이 문제이기는 해도 인플레이션이 다시 폭발한다고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실제로 7월 전년 동기 대비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4월(4.3%), 5월(3.8%)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3%대 초반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을 유지했다. 앞서 발표된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 역시 7월 3.2%로, 6월(3.0%) 대비 소폭 오른 바 있다.

물가지수가 발표되면서 뉴욕증시는 지수별로 엇갈렸다. 한국시간 1일 새벽에 끝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8.33포인트(0.48%) 하락한 34,721.9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21포인트(0.16%) 떨어진 4,507.66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66포인트(0.11%) 오른 14,034.97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5거래일 만에 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5거래일 연속 올랐다. 월말 반등세에 8월 한 달간 다우지수는 2.36%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77%, 2.17% 하락하는 데 그쳤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8.5%,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11.5%에 달했다. 11월 회의까지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상할 가능성은 42%가량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31포인트(2.23%) 하락한 13.57을 기록했다.

PCE 물가 지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중요한 것이 고용보고서이다, 그 고용보고서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실업 관련 지표는 엇갈렸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4천명 감소한 22만8천명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23만5천명을 밑돌았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가 발표한 8월 감원 계획은 7만5천151명으로 전월보다 217% 급증했다. ADP가 발표한 민간 부문 고용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국 노동부의 고용보고서가 곧 발표된다.제롬파월 연준 의장이 과연 성장과 물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