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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의 법률톡톡] 지역주택조합, 신중하게 가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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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의 법률톡톡] 지역주택조합, 신중하게 가입해야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이미지 확대보기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
지역주택조합은 70년대 후반 무주택 서민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자 다시 주목을 받으며 전국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시중의 아파트 분양에 비해서 싼 가격으로 집을 얻을 수 있으며 약간의 돈만 있으면 바로 계약할 수 있고 나머지 돈은 충분한 기간 동안 나누어 갚을 수 있어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은 아파트 분양과는 전혀 다르다.

일반적인 아파트는 시행사가 사업의 주체가 되어 토지를 매입하고 건축하여 분양한다. 그러나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들이 사업의 주체가 되어 직접 토지를 매입하고 건설회사에 도급을 주고 완공된 아파트를 조합원들이 나누어 가진다. 이론적으로는 시행사로 들어가는 마진이 없으므로 분양가가 쌀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파트 건설을 해본 적이 없는 조합원이 사업의 주체가 되므로 전문성이 결여되고 이로 인해 사업이 장기화되고, 추가 분담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게다가 사업과 관련된 정보의 공유가 불투명하고 업무대행사와 조합의 비리가 많고, 조합원에 대한 피해배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과도 다르다.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이미 토지가 확보된 상태에서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으로 착공이 확실한 때에만 분양을 한다. 그러나 지역주택조합은 토지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원부터 모집하여 분담금을 걷어서 그때부터 토지를 매입하고 사업 승인을 받아서 주택을 건설하는 것이다. 부지 매입, 사업 승인, 시공사 선정 기타 사업 진행 과정에서 뜻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사업이 지연되면 자금이 고갈되어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여 조합원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게 되고 사업이 무산되면 조합원들이 투입한 모든 돈을 잃게 된다.

이는 제도 자체가 본질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지금껏 많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실패로 끝났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조합장은 조합원과 마찬가지로 건축의 문외한이며 분양대행사와 시공사는 사업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조합원들의 손해를 방관하고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다.
토지 확보율 96%, 추가 분담금이 일절 없다는 등의 허위 과장 광고를 통해 조합원으로 가입시키고 사업이 진행되지 않음에도 분담금만 지속적으로 받아내어 금전적 손해를 보게 하는 일은 흔히 발생하고 있다. 이쯤 되면 조합 탈퇴를 원하지만 대부분 허용되지 않고 이미 납부한 돈을 반환받지도 못해서 결국 송사로 이어지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이런 경우 사기죄로 고소하고 기망을 이유로 계약취소를 하고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하거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조합장이나 분양 대행사가 조합원이 납부한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등의 비리를 저질렀다면 횡령, 배임, 사기 등으로 고소할 수 있다.

2020.12.11.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조합에 가입한지 30일 이내라면 계약을 철회하고 납부했던 분담금을 환불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규정은 시행일 이후 가입자와 시행일 이후 최초로 조합원 모집 신고를 하는 조합에 한해서 적용되므로 대부분 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여 전국 각지에 수많은 민형사 소송이 계류되어 있다.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판결을 받아도 조합 재산이 신탁되어 있거나 재산이 충분치 않다면 납입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납입금을 반환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탈퇴를 하지 않으면 조합원 지위가 유지되므로 조합의 채무까지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조합원 지위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판결을 받으면 더 이상 조합원이 아니라 채권자로 법적 지위가 변경되므로 채무부담의 위험은 없어진다. 또한 판결을 받으면 실제로 돈을 배상받을 때까지 연 12%의 지연배상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지역주택조합, 운이 좋으면 모든 과정이 막힘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시중의 아파트보다 저렴하게 내 집을 얻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많은 경우 사업도 무산되고 투자한 돈을 모두 잃거나 설령 완공된다 해도 추가 분담금으로 인해 오히려 시중 아파트보다 더 비싸게 분양받을 수도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베팅을 하기 전에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