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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이 아직 못 넘은 ‘비대면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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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이 아직 못 넘은 ‘비대면의 벽’

금융부 이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금융부 이민지 기자
금융위원회가 지난 주말 낸 보도자료에서 ‘코리아 핀테크 위크’의 성료를 알렸다. 이 박람회는 최신 핀테크 트렌드와 전망을 공유하는 자리로, 각종 금융업종이 모여 인공지능(AI) 활용 사례를 선보였다.

다만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 있는데, 바로 보험업권이다. 보험사는 부스 참여사로 직접 나서진 못했다. 대신 ‘AI와 보험 공존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현안을 공유하는 시간으로만 행사를 갈무리했다.

보험은 여전히 설계사나 콜센터,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가입자를 유도하고 보험료를 수취하는 방식이 ‘먹히는’ 업종이다. 해당 박람회는 혁신적인 디지털 전환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이와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는’ 업종인 보험은 단연 초대 대상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대면 영업, 연계 영업에 특히 강점을 보이는 보험사는 여전히 수익성이 좋다. 우리나라 1등 생명·손해보험사인 삼성생명·화재는 전통적인 전속 설계사 채널을 꾸준히 키우고 있다. 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디지털보험사도 오랜 적자 행렬 끝에 영업 방식을 비대면 위주에서 대면으로 전환을 결정한 상황이다.
보험이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시도 중인 디지털 전환 사업은 뒷전으로 밀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가 코로나19 시기 각광받았던 헬스케어 사업으로, 먼 미래 노인층을 공략하고자 추진된 사업이지만 각종 규제에 더해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 탓에 업권 내부에서 언급조차 꺼려졌던 바 있다.

비대면 창구를 열어만 놓고 주요 영업은 대면으로 하는 현재의 보험영업 방식은 숲 대신 나무만 보는 격이다. 온라인 보험가입자도 최적의 설계, 최상의 소비를 할 수 있으면서 수익성도 끌어올릴 수 있는 체계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