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서비스센터,점검요청 묵살 요청 안받아

결로는 현관에만 생긴게 아니었다. 베란다와 다용도실 등 벽에도 물방울이 맺혔다. 닦아내지 못한 물기 때문에 물곰팡이가 생겼고 몇달 뒤에는 벽면 페인트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이씨를 화나게 한 것은 결로뿐만이 아니었다. 이씨는 현대건설 서비스센터에 신고를 했지만 결로는 하자가 아니라고 환기를 잘 시키라는 말만 하고 돌아갔다. 2살배기 아기를 둔 이씨는 하루에 최소 30분 이상은 환기를 하는 터였다.
이씨는 환기를 더 시켜봤지만 개선되지 않자 재차 점검을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같은 문제로는 2번 점검을 나가지 않기 때문에 점검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이씨는 "겨우내 문을 열어두란 말인지 답답하다. 집에 물곰팡이 냄새가 진동을 한다. 우리집 뿐 아니라 단지내 많은 가구가 결로로 물곰팡이가 생기고 페인트가 벗겨졌다. 건물 하자인건데 책임을 입주자 관리 부실로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아울러 "여러번 민원을 넣었던 것도 아니고 2번째였다"라면서 "솔직히 첫번째 점검 나왔던 기사가 잘못 판단했을 수도 있는데 같은 문제로는 점검조차 할 수 없다는 건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결로는 실내외 온도차로 공기 중 수분이 벽, 창문에 달라붙어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이다. 방치하면 습한 환경 탓에 곰팡이가 피게 된다. 발생 원인을 두고 단열 시공 하자(입주자)와 관리 소흘(시공사)이란 입장이 엇갈려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다.
인천 송도 포스코 주상복합 아파트 입주자들도 심한 결로 현상으로 시공사를 단체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외벽이 단일 유리창으로 시공돼 결로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중창으로 재시공을 요구했다.
또 입주를 시작한 세종시 첫마을 현대건설 아파트에서도 결로로 집안 곳곳이 물이 새고 전기가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콘센트 주변에 생기는 물기로 수시로 전기가 차단되는 것. 집 곳곳에 물곰팡이가 피어나기도 했다. 입주자들은 단열공사 부실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시공사들은 시공상 결함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재 기술상 완벽하게 결로를 방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입주자들의 환기 부족 등 관리소흘로 인해 발생하는 사례도 많다는 것.
이씨가 입주한 현대건설 아파트 시공사 관계자는 "시공상 하자는 아니고 현재 기술로 결로를 완벽하게 방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입주자들이 환기를 자주 해줘야 하는데 이를 소흘히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동일한 문제로 판명된 경우 재검검을 안할 수 도 있다"라면서 "이씨 경우는 결로가 시공상 문제가 아니라 입주자의 과실로 발생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