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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ASEAN 305조 원전 시장 공략 본격화...태국 전력청과 SMR 기술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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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ASEAN 305조 원전 시장 공략 본격화...태국 전력청과 SMR 기술 논의

방콕서 양국 전문가 80여 명 집결, MOU 9개월 만에 실질 협력으로 진전
한국수력원자력은 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태국 국영 전력 공기업인 태국 전력청(EGAT)과 공동으로 '한수원-EGAT SMR 기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한수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수력원자력은 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태국 국영 전력 공기업인 태국 전력청(EGAT)과 공동으로 '한수원-EGAT SMR 기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한수원
동남아시아 원전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 맥켄지에 따르면 2050년까지 동남아 지역에서만 25GW 규모의 원전 건설에 2080억 달러(약 305조 원)가 투입될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KHNP, 이하 한수원)이 그 시장의 첫 관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수원이 최근 태국 전력청(EGAT)과 손잡고 방콕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세미나를 열었다. 지난해 6월 양 기관이 서명한 SMR 협력 양해각서(MOU)가 9개월 만에 구체적인 기술 교류로 전환된 것이다. MOU 단계에서 협력 세미나로 넘어왔다는 사실은, 양측이 단순한 관계 구축을 넘어 사업화 타당성을 본격적으로 따져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팀 코리아' 방콕 집결…설계·연료·기자재 전방위 기술 공개


15일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 5~6일(현지시간) 방콕에서 열린 '한수원-EGAT SMR 기술 세미나'에는 양국 원자력 전문가 80여 명이 참석했다.

한수원 단독이 아니었다. 한국전력기술,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에너빌리티까지 가세해 원전 설계부터 핵연료, 기자재 공급에 이르는 전 공정을 테이블에 올렸다.

태국 측도 에너지부·규제기관·산업계·학계를 총동원했다. 특히 규제기관이 자리를 함께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상용화를 전제로 인허가 절차를 염두에 둔 구성이기 때문이다. 세미나에서는 한국의 혁신형 SMR(i-SMR) 기술 특성과 개발 현황, 안전 해석, 공급망 구축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태국은 왜 한국을 선택했나


태국이 한국 원전 기술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전력 수요 폭증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달 발표한 '2026년 전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의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연평균 5.3% 증가할 전망이다. EGAT가 주도하는 태국 전력 개발계획(PDP2018)은 2037년까지 총 발전설비 7만7211㎿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 기존 화력발전 비중을 줄이면서도 이 수요를 맞추려면 청정 대체 전원이 필수다.

SMR은 그 해법 중 하나다. 대형 원전의 3분의 1 이하 규모로 공장 제작·현장 조립이 가능해 건설 기간과 초기 비용을 낮출 수 있다. 글로벌 SMR 시장은 2024년 60억 달러(약 8조7100억 원)에서 2030년 71억 4000만 달러(약 10조370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수원의 i-SMR은 2035~2036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한국 정부는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총 3992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시리왓 쳇시(Siriwat Chedsi) EGAT 부총재는 "수십 년간 축적된 원전 운영 경험과 기술 역량을 갖춘 한수원과의 협력은 우리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실질적인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넘어 ASEAN 전체로


한수원은 이번 태국 세미나를 발판 삼아 ASEAN 전역으로 협력망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달 초에는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EMA)과 최초로 원자력 협력 MOU를 체결했고, 인도 뭄바이에서는 타타파워(Tata Power)와 i-SMR 기술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아시아 전역에 동시 다발적으로 교두보를 구축하고 있다.

박인식 한수원 수출사업본부장은 "ASEAN 지역에서의 SMR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는 협력 체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i-SMR의 상용화 시점이 2035~2036년이라는 점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300, 영국 롤스로이스 등 경쟁 모델보다 2~3년 늦다.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이 실제 도입 결정에 나서는 2030년대 초, 한수원이 기술 완성도와 사업 경쟁력에서 차별점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관건이다.


전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040sys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