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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묵은 고속도로 휴게소 카르텔, 대통령 한마디에 감사 칼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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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묵은 고속도로 휴게소 카르텔, 대통령 한마디에 감사 칼 빼들었다"

도성회 40년간 연간 4억원 탈세·배당...도로공사 특혜계약 정황 적발
한국도로공사 본사 전경. 사진=도로공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도로공사 본사 전경. 사진=도로공사

고속도로를 달리다 들른 휴게소에서 돈가스 한 접시를 시킬 때마다 이용자들은 알지 못하는 구조적 비용을 대신 치러왔다. 가격의 절반에 달하는 수수료가 중간 업체를 거쳐 빠져나가는 동안 음식 품질은 제자리였고 그 구조를 유지해 온 퇴직자 단체는 매년 수억 원을 나눠 가졌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한국도로공사와 퇴직자단체 도성회를 대상으로 지난 1월부터 실시한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 적정성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30년 국감 단골…대통령 지적에 비로소 감사 착수


1993년부터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의 단골 소재였지만 지금껏 시정되지 않았던 문제가 이번에야 감사로 이어졌다. 국토부가 감사에 착수한 계기는 대통령 지적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휴게소가 맛이 없는데 왜 이리 비싸냐. 알고 보니 몇 단계 거치면서 중간중간 임대료, 수수료 떼먹는 게 절반이더라"라고 지적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211개소 중 194개소가 민간 임대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53개소는 별도 공개경쟁 입찰 없이 20년 이상 동일 업체가 운영 중이다. 경쟁 없는 독점이 수십 년째 유지된 구조의 실체였다.

수수료 최대 51%…이용자·입점업체 모두 피해자


휴게소 입점 매장들이 운영업체에 납부하는 수수료율은 평균 33%, 최대 51%에 달해 가격 인상과 품질 저하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매출 절반까지 수수료로 빠지는 상황에서 입점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가격 인상 아니면 품질 저하뿐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 몫이 됐다.

우동류는 2019년 5315원에서 2025년 6619원으로 24.5% 올랐고, 돈가스류는 같은 기간 24.2% 인상돼 1만 원을 돌파했다. 2019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 15.2%보다 훨씬 높은 인상 폭이다.

고속도로 위를 드론이 날며 교통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국도로공사이미지 확대보기
고속도로 위를 드론이 날며 교통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국도로공사

도성회 40년 '셀프 배당'…연 8억8천만원 수령 후 탈세


그 구조의 중심에 도성회가 있었다는 게 이번 감사의 핵심 결론이다. 도성회는 자회사 H&DE를 설립해 고속도로 휴게시설 사업에 참여했고 자회사에서 발생한 수익을 배당받아 회원들에게 경조금 등으로 지급했다. 최근 10년간 받은 연평균 배당금은 8억8000만원 수준이며 이 중 약 4억원이 회원들에게 분배됐다. 비영리법인이 구성원에게 이익을 나눠줄 수 없다는 제도 취지를 정면으로 어긴 셈이다.

도로공사의 방조도 확인됐다. 노후 휴게시설 4곳의 리모델링 추진 과정에서 도성회 기업집단을 별도 기업으로 인정해 주유소 운영권을 수의계약으로 추가 부여했으며 입찰 관련 정보가 도성회 측으로 유출된 정황도 포착됐다.

감사 결과 이후…구조 개혁 후속 입법이 관건


국토부는 도성회에 정관 개정 등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도로공사는 감사 결과 발표 당일 사장 직무대행 직속 비상경영팀을 발족했다.

그러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도성회가 자회사를 통해 이익을 배당받고 있다는 것은 이미 국감에서 수차례 지적돼 온 것으로서 국토부도 그동안 이를 눈감아 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일반적이다. 직영 확대, 수수료 구조 투명화, 입찰 공정성 제고가 병행돼야 30년 묵은 구조가 실질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전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040sys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