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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1000억 달러 돌파 '스테이블 코인' 미국 금융 시스템 교란 골칫거리로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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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1000억 달러 돌파 '스테이블 코인' 미국 금융 시스템 교란 골칫거리로 대두



미국 감독 당국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한 테더(Tether)와 센터(Centre) 등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 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감독 당국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한 테더(Tether)와 센터(Centre) 등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 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미국 감독 당국은 암호 화폐 투자자들에 숨겨진 리스크를 걱정하고 있으며, 암호 화폐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금융 시스템마저 변동성에 대한 면역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의 초점은 고정가격(일반적으로 1달러)을 가진 암호 화폐 일종인 이른바 스테이블 코인(stability coin)에 맞춰져 있으며, 실물화폐 적립금이 뒷받침되고 있다. 지난 5월 말 암호 화폐 회사인 테더(Tether)와 센터(Centre)가 내놓은 스테이블 코인의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최근 몇 주 동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와 행정부, 국회의원과 관계자들은 일부 소비자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실제로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공공과 사적으로 표명했다. 그들은 또한 스테이블 코인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미국 은행 시스템에 손을 대지 않고 엄청난 양의 달러화 동전이 교환되는 상황이 발생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감독 당국이 불법 금융을 눈감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컬럼비아 로스쿨의 레브 메난드(Lev Menand) 교수는 “이것들은 사용자 모두에게 위험하고 성장함에 따라 더 넓은 금융 시스템에 위험을 주고 있다”라고 지난주 상원 은행 분과위원회에서 증언했다. 행정 당국은 최근 몇 주 동안 스테이블 코인 대표들에게 “코인에 저장된 돈이 연방예금보험공사에 의해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범죄자들이 은행에 손을 대지 않고도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해 돈을 송금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돈세탁과 기타 불법 행위를 적발하기 위한 보호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주 상원 은행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19세기에 자본이 부족한 은행들이 발행한 ‘와일드캣 지폐’와 비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런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자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한다면 소비자들은 그런 위험 없이 스테이블 코인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이미 그들 자신의 디지털 화폐를 출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로 알려진 이 동전은 스테이블 코인의 직접적인 경쟁자가 될 것이다. 올해 말, 보스턴 연방 준비은행은 디지털 달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을 보여주는 연구와 오픈 소스 코드를 발표할 계획이다. 제롬 파월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이 사업이 진전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며 이 과정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파월 의장은 연준의 CBDC 연구 진척 상황에 대한 발표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 시스템에 위험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적절한 규제와 감독 체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며칠 후,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연설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의 사용이 확대되면 금융 시스템이 단편화될 수 있으며, 미국 가계와 기업들의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브레이너드 등 연준 관계자들은 민간에서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이 널리 쓰이게 되면 소비자들이 이 코인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면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일종의 ‘은행권 폭탄 돌리기’ 공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암호 화폐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스테이블 코인의 사용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당장 투자자들은 현금을 다시 은행 계좌로 이체하지 않고도 주로 스테이블 코인을 암호 화폐 거래소에 주차하는 장소로 사용한다. 이들 중 가장 큰 곳은 홍콩에 본사를 둔 시가총액 626억 달러의 테더다. 미국 달러 코인(USDC)은 시가 238억 달러로 암호 화폐 결제업체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Circle Internet Financial)과 미국 암호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Coinbase Global)의 파트너십인 센터 컨소시엄(Centre Consortium)이 만들었다.

초기 스테이블 코인 논란은 테더 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돌았는데 테더 인터내셔널은 원래 동전이 완전히 현금으로 지원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뉴욕 법무 장관은 이 회사가 수년 동안 실제로 그들이 말한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으며, 테더가 뉴욕 주민들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현재 이 회사는 테더의 동전은 현금뿐만 아니라 상업용 어음, 회사채, 귀금속을 포함한 자산으로 뒷받침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 센터 컨소시엄은 이들 코인이 은행 계좌에 있는 달러화로 지원된다고 밝혔다.

스튜어트 호그너(Stuart Hoegner) 테더 고문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테더는 투명성과 규제를 수용한다”며 이 회사가 재무부에 자금서비스 사업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더는 현재 미국 고객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테더의 지난 수년간의 적립금에 대한 감사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규제의 방법을 계속 찾고 있으며 여러 나라의 정권과 이를 협의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센터 컨소시엄은 의견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잠재적인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에 대한 작업을 계속하고 스테이블 코인 회사들이 소비자들에게 공개 할 것을 늘리는 것 외에, 규제 당국이 스테이블 코인의 빠른 성장을 늦추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티모시 마사드(Timothy Massad)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위원장은 5월에 발표된 자료에서 증권거래위원회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FDIC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금시장 펀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에 의회에 상정된 법안 중 하나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자들이 은행권을 가지고 연준의 승인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이 안이 법으로 제정될 것 같지는 않다.

조시 립스키(Josh Lipsky) 대서양위원회 지구경제센터 소장은 “스테이블 코인을 규제하는 가장 즉각적인 방법은 집행관들이 하기 나름”이라며 “소비자들에게 거짓말을 한 혐의로 발행업체를 추적할 수 있는 뉴욕 법무장관이 한 일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립스키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자들이 결국 국제 정부의 자체 디지털 화폐 발행 프로젝트와 병행할 수 있지만,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소비자들이 다치지 않도록 규제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립스키는 “마케팅 방식은 1달러를 받는 것이지만 스테이블 코인이 항상 그렇게 안정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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