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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주도주 선수 교체…‘이차전지’ 지고 ‘반도체·바이오·中소비주’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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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주도주 선수 교체…‘이차전지’ 지고 ‘반도체·바이오·中소비주’ 급부상

삼성전자 비롯해 유럽증시 흔든 비만·당뇨치료제 관련주, 호텔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주목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에 따라 중국 관련 소비주를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은 최근 롯데면세점을 방문한 중국관광객들이다. 사진=롯데면세점이미지 확대보기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에 따라 중국 관련 소비주를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은 최근 롯데면세점을 방문한 중국관광객들이다. 사진=롯데면세점
상반기 증권가를 뜨겁게 달군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2차전지주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9월 들어 새로운 주도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주가 공급 과잉 리스크에 직면해 당분간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9월 주식시장을 이끌 주도주로 '반도체, 제약·바이오, 중국소비재' 등을 주목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장중 한때 1백만원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소폭 상승해 10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는 -18.77%를 기록 중이다.

다른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9월 중 등락률을 보면 포스코퓨처엠 41만8000원(-7.01%), 에코프로비엠29만9000원(-7.86%), 엘앤에프19만7200원(-8.28%) 등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50만9000원(-6.43%)으로 역시 부진했다.
증권가에선 중국발 배터리 공급의 과잉 우려가 재점화 돼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고 본다. 지난 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시장조사기관 CRU그룹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중국의 2023년 배터리 생산량이 (자국) 시장 수요보다 2배 이상 많은 1500기가와트시(GWh)에 달할 것이다"고 보도했다. 올해 중국내 배터리 수요량은 636GWh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내 배터리가 과잉 생산된 것이다.

뿐만아니다.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 보고서도 영향을 줬다. 골드만삭스는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 지역 인건비 상승 탓에 수익성이 줄어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며 '매도' 의견을 냈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약세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고평가에 대한 우려도 최근 배터리주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에코프로비엠이 31% 급락한 것을 비롯해 엘앤에프(-23.2%), 포스코퓨처엠(-21.7%), 에코프로(-16.6%) 등이 줄줄이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 일각에선 반도체주가 2차전지주를 밀어내고 새로운 시장 주도주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오랜 기간 주가 조정 국면에 돌입했던 반도체주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매력을 높인데다가 인공지능(AI) 테마마저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형성되자, 국내 증시도 영향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이 PB 회원 1063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펼친 '2차전지, 그다음 ETF 테마는?'이란 설문 조사에서도 'AI&반도체'가 335명(32%)의 선택을 받아서 1위를 차지했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지난 1일 삼성전자가 하루 만에 6.13% 급등하는 등 반도체로 수급이 쏠리는 양상을 보인다"며 "재고 감소 등 호재가 나올 때마다 주가는 크게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9월 바이오주도 유망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증시를 뒤흔든 비만·당뇨치료제 열풍이 곧 한국에 상륙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는 '기적의 다이어트약'으로 알려진 '위고비'에 힘입어 최근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앞지르고 유럽증시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정부 보조금이 바이오기업으로 흘러가는 것이 셰계적 추세가 되고 있다. 이제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바이오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에 따라 중국 관련 소비주를 주목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9월 말과 10월 초 중국 중추절(추석)·국경절 연휴가 이어지는 만큼,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러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화장품·의류·면세점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호텔신라, 현대백화점, 신세계를 추천주로 내세웠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박상준 애널리스트는 "중국 단체관광 재개와 중국 내 반일정서 심화로 객단가 높은 중국인 인바운드가 유입되는 것이 확대되면서 한국 면세점 시장의 성장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8월 이후, 중국 트립닷컴 내 방한 여행 상품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중소형 따이공의 GT(Group Tour)경로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서울 강북/제주 면세점 중심으로 중국인 쇼핑객은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호텔신라를 비롯해 신세계, 현대백화점 순으로 수혜가 클 전망이다.

박상준 애널리스트는 최선호주로는 호텔신라를, 차선호주로는 신세계, 현대백화점을 꼽았다. 그는 "호텔신라는 면세점 업황 호조 국면에서 Beta가 가장 크고, 서울 장충/제주 시내 면세점의 성장세가 돋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는 3社 중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제일 높고, 명동 시내 면세점의 성장세가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상대적으로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 회복이 강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FIT관광객 유입에 따른 수혜 요인(더현대서울백화점 등)이 부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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