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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강세 후폭풍...외국인투자자, 한국증시 탈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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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강세 후폭풍...외국인투자자, 한국증시 탈출하나?

고금리 기조 장기화 · 성장주 투심 약화 · 하반기 저조한 실적 우려 · 밸류에이션 부담 등으로 한국 증시 전망 어두워
고금리 기조 장기화 우려에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고환율로 성장주 투자 심리마저 식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탈출 러시가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이미지 확대보기
고금리 기조 장기화 우려에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고환율로 성장주 투자 심리마저 식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탈출 러시가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탈출 러시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동안 집중적으로 사 모은 이차전지주들을 집중 매도하는 양상까지 보인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 속에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고환율 탓에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마저 식은 탓이다. 나아가 하반기 저조한 실적에 대한 우려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증시 전망을 어둡게 바라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3조7210억원어치다. 코스피시장에서 2조5372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조183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달 18일부터 10거래일 연속으로 외국인들의 코스피시장에서 매도 양상이 두드러졌다. 매도 우위가 10거래일을 넘긴 것은 2022년 9월 14~28일(11거래일 연속) 이후 1년1개월 만의 일이다.

이 같은 양상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코스닥 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세는 계속됐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10거래일 연속 팔아치웠다.

증권가에선 미국 긴축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달러 강세마저 계속 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져 외국인들이 이처럼 탈출 러시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종목은 이차전지주였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팔아치우는 종목도 이차전지주가 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에코프로비엠,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 삼성SDI 종목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이들의 순매도 액수는 총 1조294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 순매도액(3조7210억원)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시장에선 고금리·고환율로 성장주 관련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에 부담 있는 이차전지주를 포트폴리오에서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금리·고환율이 국내 증시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렸다. 투자자들도 이제는 성장주보다 실적주나 배당주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차전지주는 최근 주가가 하락했다지만 여전히 밸류에이션 고평가에 대한 부담이 크다. 매물 출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차전지주의 3·4분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도 꾸준한 하락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3·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3개월 전과 비교해 각각 41%, 53%로 하향 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역시 각각 13.54%, 12.06%나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주의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되고,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며 "리튬·니켈 등 원재료 가격이 하반기에도 하락을 이어가고 전기차 수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실적에 대한 우려도 큰 만큼 복합적으로 투자 생태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