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달 초 20만4500원에서 지난 11일 기준 29만45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장중 한때 30만6500원 까지 오르며 '30만닉스' 안착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인공지능) 가속기에 특화된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의 최신 고성능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어 주가가 엔비디아와 동조화(커플링)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를 앞다퉈 재조정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대신증권, 다올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흥국증권, BNK투자증권, 상상인증권, LS증권, NH투자증권, 신영증권 등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목표가는 대체로 30만원대 중후반에 형성됐다.
SK하이닉스는 2024~2025년 사이 엔비디아의 주요 파트너로 부상하며, 기술력과 양산 능력 모두에서 시장의 신뢰를 확보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HBM4 양산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는 점은, 하이닉스의 기술 경쟁력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눈에 띄는 점은 고부가 메모리 중심 전략이 하이닉스 실적의 핵심 축이라는 사실이다. DDR이나 NAND 같은 범용 메모리보다는, HBM을 중심으로 한 AI 전용 메모리 비중이 높아지며 이익률 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이닉스는 이 같은 실적을 통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를 기술력, 제품 안정성 측면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시장 신뢰를 굳히고 있다.
■ "HBM 수요는 올해 두 배"…구조적 성장, 장기호재로 작용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단순한 ‘테마주’를 넘어 AI 인프라 생태계의 필수 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한다. AI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공급은 한정돼 있어 하이닉스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하이닉스 경영진은 "AI 수요는 기대 이상으로 계속 성장 중이며, 내년 HBM 출하량은 올해의 2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HBM 공급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닉스는 기술 장벽을 먼저 넘어서며 ‘초격차’를 만들고 있다.
HBM은 수율 확보가 까다롭고, 고도화된 설계·패키징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다. 이 때문에 단기적인 공급 확충이 어렵고, 기술 격차가 곧 가격 협상력으로 이어진다. 이는 하이닉스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
■ 단기 리스크는 있으나…중장기 성장성은 유효
물론 미국의 금리 정책,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등 외부 변수로 인한 단기적 주가 변동 가능성은 존재한다. 특히 미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규제 또는 보조금 정책을 조정할 경우, 하이닉스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AI에 대한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는 멈추지 않고 있으며, 각국 정부 또한 AI 인프라에 대한 정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하이닉스에 있어 중장기적 수요의 견조함을 의미한다.
■ "HBM=AI의 엔진"…AI 시대의 진정한 수혜주
결론적으로, 엔비디아의 4조 달러 돌파는 AI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며, 그 중심에는 SK하이닉스가 있다. 하이닉스는 단순한 메모리 기업을 넘어, AI 혁신의 핵심 부품을 책임지는 전략적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HBM 시장의 구조적 성장, 경쟁사 대비 우위 기술력,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협상력 등은 하이닉스의 실적과 주가 모두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 시장은 단순한 '반도체 순환 사이클'이 아닌, AI 인프라 기반의 장기 성장 국면에서 하이닉스를 바라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만든 AI 황금시대의 파트너로, 하이닉스의 존재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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