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7월 들어 KRX 금시장에서 총 339억 원어치의 금을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21일부터 2거래일간 291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는 등 매도세가 뚜렷했다.
개미들은 작년 3월 이후 15개월 연속으로 금을 사들이며 안전자산 수요를 과시했지만, 이번 달 들어 16개월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작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개인 순매수 규모는 1조4660억 원에 달했고, 이 덕분에 KRX 금시장은 올해 상반기 거래량이 37.3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기세가 꺾였다 4월 436억 원, 5월 906억 원, 6월 607억 원으로 순매수 규모가 점점 줄었고, 이번 달 들어 결국 매도 우위로 돌아선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국제 금값의 지지부진한 흐름과 무관치 않다. 국제 금 시세는 지난해 말 온스당 2600달러대 초반에서 올해 4월 22일 온스당 3487.94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소폭 하락해 지난 21일 기준 3369.86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KRX 금시장의 1kg 금지금(순도 99.5% 이상) 가격도 1g당 15만400원으로, 두 달 전과 거의 차이가 없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4년부터 금값 상승을 이끌던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꺾인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중국 정부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금 매수를 단속하기 시작하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고 분석했다.
또한 국내 대표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중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 금현물 ETF'에서 개인은 지난 6월 한달간 162억 원 어치 사들였지만 이달 들어 20억 원 사들이며 순매수세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중국 개인들은 금현물 ETF를 통해 63톤 규모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은, 백금 등 다른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도 금 수요 약화에 영향을 줬다.
반면 위험자산인 주식 시장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작년 말 54조2427억 원에서 이달 18일 65조3644억 원으로 20.5% 증가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를 보여주는 신용공여 잔고도 같은 기간 15조8170억 원에서 21조7479억 원으로 37.5%나 급증했다.
증시 '불장'이 이어지자 개미들의 안전자산 이탈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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