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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브라스, 약 5.6조원 RSV 8척 발주... 브라질 조선업 부활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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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브라스, 약 5.6조원 RSV 8척 발주... 브라질 조선업 부활 '잰걸음'

척당 약 5억 달러 RSV, 브라질 심해유전 개발 '첨병' 역할
현지 건조·부품 사용 의무화… 침체 조선업계 재도약 발판 마련
페트로브라스가 약 5조 6000억원의 RSV 선박 8척 발주에 나선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페트로브라스가 약 5조 6000억원의 RSV 선박 8척 발주에 나선다 사진=로이터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약 40억 달러(약 5조 6020억 원)를 들여 최대 8척의 신조 원격조종무인잠수정지원선(RSV) 발주를 본격화한다. 이들 선박의 가치는 척당 약 5억 달러(약 7002억 5000만 원)에 달한다.

RSV는 바닷속 유전 개발과 유지보수, 해저 파이프라인 점검, 해양 구조물 설치 등에 투입되는 특수 선박으로,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을 싣고 깊은 바다 정밀 작업과 수리 임무를 지원한다. 특히 브라질 대서양 깊은 바다 '프리살(pre-salt)' 유전 같은 대규모 해양 유전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들 선박은 모두 자국에서 건조하며, 침체한 브라질 조선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다시 도약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업스트림 온라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각) 페트로브라스의 대규모 RSV 용선 입찰에서 두 해운사가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페트로브라스는 최종 낙찰자를 2025년 안에 정할 예정이다. 이 선박들은 모두 브라질 현지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하며, 부품과 기자재 따위도 높은 비율로 현지에서 조달해야 한다. 페트로브라스의 마그다 샹브리아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발주로 현지 조선업 지원 뜻을 강조했다.

◇ 자국 조선업 살리기 총력… 고용 창출·기술 이전 기대
이번 RSV 발주 계획은 페트로브라스가 자국 조선 산업을 활성화하려고 내놓은 전략의 하나다. 이번 발주로 페트로브라스는 바다 시추, 생산, 유지보수 같은 해양 에너지 기반 시설을 강화하고, 브라질에 수천 명의 직접 고용과 수만 명의 간접 고용을 창출하며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할 전망이다.

또한 세계적인 선박 기술 이전으로 현지 조선소의 기술 역량도 높아질 전망이다. 페트로브라스는 지난해 높은 수준의 현지 부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조건으로 신조 RSV 계약 입찰을 진행했다.

◇ RSV· PSV· OSRV 선단 현대화... 해양 에너지 공급망 강화 박차

페트로브라스의 이런 움직임은 대규모 선대 현대화 계획의 일부로 풀이된다. 회사는 배 종류를 다양화하는 전략으로 바다 에너지 생산과 관리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앞서 2024년에 총 28억 달러(약 3조 9214억 원)를 들여 신조 플랫폼지원선(PSV) 12척의 건조 계약을 마쳤다. PSV는 바다 시추와 생산 현장에 여러 자재, 장비, 연료 따위를 공급하는 중요한 지원선이다.

또한 20억 달러(약 2조 8010억 원)가 넘는 예산이 책정된 신조 유회수선(OSRV) 10척의 용선 입찰도 진행해 여러 제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SRV는 바다 기름 유출 사고에 빠르게 대처하는 특수 선박으로, 환경 보호와 안전 관리에 꼭 필요하다. 페트로브라스는 이런 새 선박들에 최신 원격조종 무인잠수정 기술, 자동화 체계, 친환경 추진 기술 같은 첨단 바다 기술을 적극 받아들여 생산·운영 효율과 환경 안전을 함께 높일 방침이다.

이번 대규모 RSV 발주는 단순한 선박 확보를 넘어 브라질 해양 산업의 재도약과 페트로브라스의 전략상 입지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여, 침체한 브라질 조선업계에 단비가 될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