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02 09:34
봄 햇살 보다 더욱 화사한 여성들의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는 누가 보아도 완연한 계절 봄이다. 여기도 저기도 어디에나 그려지는 색색의 찬연한 봄 풍경에 왠지 나만 퇴색해 보이는 연유는 여지없이 봄은 오는데 실없이 나만 나이를 먹어가고 있구나 하는 얄궂은 자각인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봄철과 다른 겨울 같은 필자의 마음이 요맘때만 되면 딱히 배운 적도, 전곡을 다 진지하게 들어본 적도 없지만 남이 들을까 나즈막히 흥얼거리게 되는 노랫말이 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몇 년 전 시인 100명의 애창곡 1위로 뽑힌 ‘봄날은 간다(솔로원 작사. 박시춘 작곡).’이다. 시 구절처럼 아름다운 노랫말이 노래에 소질이 있든 없든, 봄바람과 같은 사연이 있든 없든, 흥얼거릴 때마다 가슴에 새로이 스며들곤 한다. 필자가 열세 살 때이던가. 동그란 눈망울로 언제나 넘실넘실 미소를 모든 사람에게 나눠주던 이웃집 어여쁜 영순 언니, 걸핏하면 술을 먹고 주정을 부린다던 남편을 버리고 옛날부터 알고 지내던 고향아저씨를 따라 집을 나왔다가 그 후 또 다시 다른 남자를 따라 우리 동네로 이사 왔다는 소문이 돌던 영순 언니에게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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